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0 02:59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환경
일반기사

[녹색실천, 이 사람의 약속] (18)수소연료전지 부품 및 응용기술센터 이홍기 소장

"과학적 실천이 탄소 배출 줄이죠"…교내서 전기자전거 타고 이중 커튼 사용

이홍기 교수가 실내에서 옷을 두껍게 입으며 전열기구 사용을 줄이고 있다. 정헌규(desk@jjan.kr)

우석대 이홍기 교수를 만나기 위해 선택한 지름길, 둑길에서 본 전주천 풍경은 싸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백로가 유유자적하는 여유로움이 있다. 강은 썰매를 타도 좋을 만큼 얼어붙었을까. 논이나 방죽에서 썰매 타고 놀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온실가스에 생각이 미친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전력 수요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그만큼 많아졌을 것이다.

 

이홍기 교수(신소재공학과)의 직함은 지식경제부 지정 '수소연료전지 부품 및 응용기술 지역혁신센터' 소장이다. 지난해 지식경제부 지역혁신센터(RIC: Regional Innovation Center) 사업에서 우석대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선정됐고, 이 교수가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바로 며칠 전 '연료 유럽 학회' 참석차 로마에 다녀왔다는 이홍기 교수는 "에너지 사용량을 40% 낮추는 게 우리 목표인데 유럽은 기술도 좋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의식이 높아 배울 점이 많습니다. 일행이 7명이라 큰 차를 빌렸는데 운전하느라 고생 많이 했습니다. 로마는 '스마트카'라는 작은 차들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도로폭이 좁거든요." 라며 말문을 열었다.

 

우리나라는 도로를 널찍널찍하게 많이 건설하고 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고 한다. 교통 혼잡이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넓혀야 한다는 논리인데, 혹시 넓은 도로가 큰 차를 당연하게 여기는 배경은 아닌지….

 

그런데 '수소연료전지'란 무엇일까? 이 교수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發電)형 전지(電池)입니다. 수소와 산소가 공급되는 한 계속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장소에 구애없이 사용할 수 있고, 열손실이 없어 효율도 2배 가량 높습니다. 수소는 깨끗하고 효율적인 신에너지입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수소연료전지는 이미 1950년부터 우주선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태양 에너지 개발 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해왔고, 1989년에 교수팀 프로젝트도 꾸렸을 만큼 20년 동안 꾸준히 연구해왔다고 한다.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연료전지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 자원고갈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 여러나라에서 신에너지로 급부상하고 있어요.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때 발 빠르게 수소전지버스를 운행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수소연료전지차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머지않아 그린카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의 문제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우리도 기술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현재로서는 관련 부품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한 과제이고, 이 교수팀의 역할이 막중한 셈이다.

 

이홍기 교수가 대학 내에서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저는 학교 안에서 전기자전거로 이동을 합니다. 건축물의 경우 중요한 것은 단열입니다. 2010년 2월에 완주 봉동 과학산단에 준공 예정인 지역혁신센터도 단열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시공하고 있습니다"

 

그는 가정에서 어떤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있을까?

 

"우선 옷을 두껍게 입고 발코니 커튼을 이중으로 쳤습니다. 발코니 바깥 창과 안쪽 창 모두에 커튼을 치면 단열 효과가 훨씬 높아집니다. 그리고 밥은 한 번에 먹을 양만 지어서 보온에 따른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또 냉장고 청소를 가끔 합니다. 냉장고는 60% 정도만 채워야 효율적이거든요"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해 놓고 여러 끼니 먹는 문화도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을 잔뜩 끓여 놓고 솥 째 데우면 에너지 낭비가 많아진다.

 

가전 제품이 대형화 되는 추세도 걱정스럽다고했다. 예전에 비해 커진 냉장고, TV, 게다가 늘어나는 시청 시간…. TV 시청 대신 차를 끓여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면 가정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지고, 덤으로 이산화탄소 절감에 전기료 절약까지 챙길테니 얼마나 생산적일까.

 

이 대목에서 이 교수는 생활의 지혜 하나를 준다. '차 마시기 위해 끓인 물이 부득이 남는다면 꼭 보온병에 보관하라'는 것. 물이 식은 후 다시 끓이려면 가스 또는 전기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참 과학적이다.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이 교수가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종이컵 안쓰기라니, 아쉽다.

 

지구촌 전체가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고 있는데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것은 국민들의 이중적 사고 때문이라고 한다. 편의주의나 쾌적한 삶에 익숙해 걱정만 하고 정작 실천의지가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한다. 변화를 일으키려면 시민단체에서 이끌어 주는 것도 필요하고, 언론의 구실도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실 난방을 최소로 하기 위해 옷을 두툼하게 껴입은 그가 힘주어 말한다. "돈만 많이 번다고 선진 시민이 아닙니다"

 

/황춘임 (전북의제 21 성평등분과 위원장)

 

※ 다음 릴레이 주자는 (주)바이칸 최윤호 대표입니다.

 

※ 이 기사는 본보와 전주의제 21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