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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정희경씨 "글쓰기 통해 상처 치유하고 또 성장"

무엇을 해도 힘겹게 따라가기 바빴다.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사회에 나와서는 직장생활을, 겨우 겨우 턱걸이하며 버텨왔다. 그런 그에게 소설이란 자기 구원. 처음에는 일기를 썼고, 다음에는 책을 읽고 감상을 썼다. 일기도, 독후감도, 형식은 달랐지만 글쓰기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또 성장할 수 있었다.

 

'액땜'으로 소설부문에 당선된 정희경씨(42). 그는 "사람으로 살면서 상처를 받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람들은 그런 상처를 자기가 사랑하는 분야에 몰입하면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춘문예 당선이란 그에게 헛되게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는 칭찬과도 같은 것. 그렇게 그는 한단계 뛰어오를 수 있는 자기변신의 기회를 얻었다.

 

"모든 소설의 원형질은 똑같아요. 사람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사건은 톨스토이의 소설이나 텔레비전 막장드라마나 마찬가지죠. 사랑하고, 미워하고, 죽고, 복수하는 것이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도 어떤 것은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 고전이 되고 또 어떤 것은 막장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그건 작가가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죠."

 

정씨는 "같은 사건이라도 남들이 미처 살펴보지 못하는 측면을 보고 새롭게 만들 때 독자가 그 사건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소설을 읽는 독자가 무릎을 치며 경탄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것은 마치 독자와의 기싸움과도 같아서 작가로서 독자에게 지는 순간, 독자는 작가의 소설을 손가락 끝에서 튕겨버린다.

 

'액땜'은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며, 변화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문체와 상상력은 생기발랄한 20대 같지만, 그의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은 입심이 좋아 '아줌마 소설'이라고 한다.

 

"단편소설은 밀도가 높아야 하기도 하지만 사유의 응집이라고 생각해요. 제 소설은 아직은 어떤 사유의 지점을 만들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소설 형태는 만들어 내지만 실험정신이나 새로움은 부족한 것 같아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부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정씨. 수의사인 제부가 동물을 보러 밖으로 도는 동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앉아서 소설을 쓰는 것 뿐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입심이 끝없이 달려가면서도 재미있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 나에게 소설이란? 자기구원을 통한 성장의 통로

 

▲ 문학의 힘이란? 작가가 만들어놓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가 자기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

 

▲ 소설을 통해 나누고 싶은 것은? 자기구원의 끝은 타인과의 공감. 상처 입은 개들이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듯 내 상처를 양분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위로받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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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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