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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이웃과 이웃속에 발견하는 희망의 싹 - 김길중

김길중(전주섶다리만들기시민모임자문위원)

한해가 저물고 또 다른 한해가 열리면서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정리와 새로 맞이하는 한해에 대한 여러 소망이 사람들 속에서 오르내리는 시기다.

 

소망하고 기대하는 새해의 희망 중 으뜸으로 꼽는다면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와 나라의 건강과 평화로움, 그리고 풍요로움에 대한 내용이 많을 것이다. 이 모든 소망과 기대들이 나와 이웃들에게도 이루어지기를 이 자리를 통해 빌어본다.

 

필자가 거주하는 동네는 전주시내 여러 권역중 생활수준이 중간이상에 속하고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 포함되는 편이다. 인구밀도가 높고 아파트 거주자의 비율이 또한 매우 높은 지역이다. 이 동네는 이러한 주변환경 속에서 몇 년 전부터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회자될 만큼 주민공동체에 의한 여러 지역 활동이 진행 중이다. 입주민들끼리 팔 걷어붙이고 만들고 잔치를 벌이는 '섶다리'가 있고, 여러 아파트가 힘을 합해 '한동네 큰잔치'라는 이름의 조그만 주민축제를 스스로 준비하고 진행하며, 아파트가 아닌 원거주민들의 지역에서는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동네에서 스스로 동네를 디자인하고 문화적 프로그램으로 꾸며가는 '재뜸마을'이 있는 지역이다. 아파트 숲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섶다리가 아파트 숲 한가운데 있어 더욱 빛나며, 한동네 큰잔치를 통? ?이웃과 이웃을 넘어 동네가 어우러져 시골에서의 면민의 날과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어울림의 마당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재뜸마을로 불리는 동네에서는 오래전 기억속의 풍경이 살아나온 듯 천막치고 스크린 걸고 동네 마당에서 영화와 연극을 본다.

 

누군가 목적의식적으로 기획하여 만든 것이 아니며 시민단체가 결합되어 공동체복원과 활성화를 목적한 작품의 결과물도 아니다. 섶다리 마을에서는 그 마을의 사연이 있다. 기존의 동민의 날과 경쟁하는 관계로 이해되었던 초창기를 지나 주민들 스스로 준비하고 이끌어가는 '한동네 큰잔치'가 말 그대로 자연스레 지역을 대표하는 작은 잔치로 잡아 해마다 그 시기가 되면 또한 묵묵히 어떤 사람들에 의해 준비되는 과정을 통해 정착해가고 있다.

 

얼마 전 위에서 언급한 것 중 하나인 섶다리의 경험을 담아, '섶다리를 통해 만들어진 민관협력의 사례'라는 내용으로 지역의 한 시의원이 전국의 지방의원들 중 우수의정활동사례로 꼽혀 시상하게 되었다. 상은 시의원이 타지만 주민들에 의한 지역공동체의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모범사례로써 언급된 것으로 여겨 이러한 노력에 관계했던 한 사람으로써 매우 기쁘고 또한 이러한 사례들이 형태와 내용을 달리하지만 확산되고 정착해 가야할 대안으로써 평가받음에 대해 반갑다.

 

필자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이 지역을 떠나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간다. 사는 곳은 달라지지만 이 동네에서의 이 활동들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식으로 발전되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매우 관심이 깊다. 삭막하고 단절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아파트에서 이웃과 동네를 이루어내고, 다양하고 활발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문화적 프로그램을 통해 그것이 넓혀져 마을을 이루고 도시를 이뤄가는 것, 그것이 모두의 희망이지만 섣부르게 말하기 쉽지 않아 묻어둔 우리 모두(공동체)가 바라는 우리들의 삶의 가장 구체적인 상이 아니겠는가? 실컷 자랑한 동네를 떠나면서도 이 동네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못하는 나의 새해의 희망이 여전히 이곳의 여러 활동에 있는 이유이자 근거이다.

 

/김길중(전주섶다리만들기시민모임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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