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는 친환경 지름길"…근거리 식재료 소비, 저탄소 운동에 큰 도움
매서운 추위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 월요일, 전주시 인후동에 있는 NH농협 전북지역본부를 찾아 김종운 본부장을 인터뷰했다.
집무실 한 켠에 전시돼 있는 큰들의 꿈, 황토배기 등 20여종의 브랜드 쌀이 농협 사무실임을 말해준다. 다른 한 켠에는 부안 격포에 들어설 예정인 농협중앙회 연수원 조감도가 이젤 위에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1년 6개월 후에는 연수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농협인들이 국립공원 변산을 등지고 시원하게 펼쳐진 격포 앞바다를 감상하며 쌓인 피로를 씻을 것이다.
방금 오전 마지막(?) 결재를 마치고 손님을 맞아주는 김 본부장의 미소가 먼저 다가왔다. "환경에 대해 잘 모른다"는 그의 말속에서는 겸손함이 묻어난다.
작은 창문을 약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있는 것이 조금 거슬렸던지 "좀 춥지 않느냐"고 묻더니 "저는 항상 내복을 입습니다. 내복을 입고 있으면 집무실의 실내온도를 1~2℃ 가량 더 낮춰 놓을 수 있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바지를 걷어 보이는데, 검정색 내복이 따뜻해 보였다. "내복을 입으면 좀 불편하지 않습니까"라고 묻자 "내복을 입으면 불편하고 답답하긴 하지만 추운지는 모르겠습니다. 든든합니다"라며 정색을 한다. 내복 입기만 실천해도 에너지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며 내복 예찬이다. 김 본부장은 환경을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말보다 앞서 실천을 먼저하는 농협인이었다.
농협은 녹색 실천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김 본부장은 "시설원예농가의 경우 저비용, 고열량을 유발시키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게 하고, 출입구는 이중문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라며 "화학비료를 덜 사용하게 하고, 유기질 비료를 많이 사용하게 합니다. 농업인들은 평소에 녹색 실천을 제대로 해 나가고 있는 셈이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농협에서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는 가축분뇨를 퇴·액비로 자원화 하는 자연순환농업이다.
녹색실천 뿐 아니라 에너지 절약 등 많은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볏짚을 발효시켜 소 먹이로 주고, 그것을 먹고 자란 소는 육질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그 소의 분뇨를 다시 퇴·액비 등 형태로 토양에 환원합니다.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을 줄여 토양을 건전하게 사용하는 경축순환은 가장 환경적입니다. 우리 관내에서는 축협 10개와 33개 농협이 협약을 체결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농협은 친환경자재 공급사업 확대를 하고 있는데, 유기질비료 및 퇴비의 경우 전년에 비해 5억원이 증가한 114억원 규모라고 소개했다. 토양개량제(규산질 및 석회질 등)는 7만 9000톤에 106억원으로 확대하여 적기에 공급 및 살포 지도 하고 있다. 흙살리기를 위해 호밀, 자운영 등 녹비종자를 1,362통, 21억원 규모로 공급하여 토양환경과 농법에 맞게 성분을 배합한 맞춤형 비료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본부장 개인적인 녹색 생활 정도를 점검해 보았다. 내복입기 외에 평소 자전거를 자주 타고, 우리쌀 먹기 운동, 음식물 남기지 않기 등 사례를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특히 전북지역의 음식문화 개선을 주문했다. "음식은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양 만큼만 덜어서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음식문화가 풍부한 도내 식당에 가면 많은 반찬이 나오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다 먹지 못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버려지고 만다"며 안타까워했다. (전북농협 직원 식당은 잔반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식당에서는 많은 반찬을 내지 말고, 맛있고 특색있는 식당 대표 반찬만 내놓는 문화 그리고 손님들은 반찬을 골고루 섭취해 음식물을 남기지 않도록 하는 음식문화가 아쉽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또 '근거리 식재료·음식'을 소비하는 자세도 저탄소 운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지역의 것을 확인하고 소비한다면 결국 지역상권이 살아납니다. 일본의 경우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대형마트 대신 작은 편의점이 즐비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역 내 가게를 이용하는 생활자세가 지역상권을 활성화 하고, 에너지 절약과 탄소 배출 저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로컬푸드' 활성화는 녹색으로 가는 지름길 중 하나인 셈입니다"
/장선이(푸른전주운동본부 간사)
※ 이 기사는 본보와 전주의제 21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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