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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수면제 선생님과 교원평가 - 황주연

환주연(편집부장)

학업의지가 없는 학생을 붙잡고 매일 15분씩 영어듣기를 시켰다.

 

추석과 설날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교 문을 열고 학생들이 한명이라도 남아 질문을 할지 몰라 교장과 교사들이 학교에 남았다. 전교생이 매일 밤 11시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면학 분위기를 잡았으며 주말에도 급식을 제공했다.

 

꼴찌학교에 부임 5년만에 전국 수능성적 향상도 1위를 기록한 경기 용인 풍덕고 임계화 전 교장의 이야기다. 작년 9월부터 한국교원대에서 교장자격 연수를 받는 '미래의 교장'들에게 학교경영 노하우를 가르치고 있는 그가 강조하는 교장의 자격 조건은 열정과 리더십 두 가지다. 그는 "교장이 고달파야 학교가 발전한다"고 말한다.

 

시계를 30여년 전으로 돌려보자.

 

고교시절 5교시 수업시간. 점심 먹은 후 졸리는 시간인데다 선생님의 수업방법은 천편일률적이었다. 목소리 톤이 일정한데다 학생들한테 별로 질문도 하지 않았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하나 둘씩 엎드려 자거나 딴짓을 하기 시작했다. 수업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성적이 안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수면제 선생님은 여전히 교단에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으니 강산이 세 번 바뀔 시간이 지났으나 교육의 질은 어찌 뒷걸음질치는 느낌이다.

 

중학교의 경우 의무적으로 방과후 수업을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원에 비해 수강료가 훨씬 싸기 때문에 선생님의 열의만 있으면 학부모들이 꺼릴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일부선생님들은 출석체크도 형식적이고 과제물에 대한 평가도 매우 소극적이라고 한다.

 

교사들에 대한 학무모의 신뢰가 부족해 사교육없는 방과후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수업신청이 저조하다고 한다.

 

학교에서 열의를 가지고 제대로 수업을 운영하면 어느 학부모가 비싼 돈주고 아이들을 사교육시장으로 내몰겠는가. 학교가 열정을 보이면 바로 응답하는 건 학생들이다. 운동을 잘하는 선수가 벤치를 지키고 있으면 관중들의 성화에 못이겨서라도 감독은 그 선수를 기용하게 돼있는 것처럼 교사들이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면 학부모들이 단박에 안다.

 

통신보도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역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현중 주변의 공교육 반란이 예사롭지 않다. 대현중 예비신입생의 43%가 학원대신 학교 방학특강을 택했다. 북구 달천중도 올 예비신입생 245명 가운데 51%인 120명이 신청했다. 수강료가 싸고 수준별 수업을 받을수 있으니 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울산에는 예비신입생을 상대로 겨울방학에 선행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학교가 지난해 3곳에서 올해 40곳 정도로 10배 이상 늘었다.

 

결론적으로 공교육을 세우기 위해서는 수업을 잘하고 못하는 교사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수교사에겐 승진 가산점과 보수 인상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무능 교사는 교단에서 퇴출해야 한다.

 

수업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동영상을 보며 잘 가르치는 동료 교사의 수업을 벤치마킹하는 교사와, 수업준비도 하지않고 시간 때우기식으로 앵무새처럼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교사가 같은 대우를 받아서야 되겠는가.

 

학부모들이 교사의 평가 결과를 알지 못하고 어떻게 심리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하겠는가.

 

/환주연(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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