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노홍철 캐릭터 희화화 '돌+아이' 못 써
"방통심의위 심의 강화 뒤 자체 검열이 심해지고 있다."
MBC '놀러와'를 연출하는 신정수 MBC 노조 부위원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강화된 뒤 현업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19일, '방통심의위, 무엇을 위해 심의하나'라는 주제로 PD연합회와 언론정보학회가 긴급 주최한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신PD는 "MBC는 방통심의위의 제재가 강화된 뒤 자체 검열이 심해졌다. '무한도전'의 '돌+I'는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한도전'에 출연 중인 노홍철의 캐릭터를 희화화한 '돌+I'는 지난 7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출연자의 성격이나 외모를 부정적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방송언어위반 사례로 꼽혔다.
신 PD에 따르면 MBC는 이외에도 막말 방송인으로 꼽히는 김구라의 대사를 자막처리 하지 않고 방송 중간중간에 개소리 효과음을 넣지 않는 등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검열을 피해가기 위한 자체 검열이 심해지고 있다고.
또한 방송인 캐스팅에도 제약이 생겼다. 신PD는 김구라와 김제동을 예로 들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캐스팅을 자제하게 된다고 전했다.
신PD는 "김제동의 경우 그를 MC로 내세운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정규편성이 안 될 경우 외압논란이 생기며 확대해석된다. 결국 캐스팅을 자제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진성호 의원의 김구라 퇴출 발언 후 그가 출연 중인 '세바퀴', '황금어장' PD들은 매 녹화 때마다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나의 경우 지난 2008년 김구라와 이경규가 함께 출연했던 '놀러와'의 '2008 연예계를 말한다'라는 코너를 가장 재미있게 연출했다. 2009년에도 한해를 마무리하며 두사람을 함께 섭외하려고 했는데 두사람 모두 남을 비판하는 방송에는 안 나갔으면 좋겠다며 섭외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신 PD는 "지난 1997-1998년 10대 아이들 가수들에게 귀걸이 착용 금지 및 염색 금지령이떨어졌다. 작금의 상황은 그 당시를 기억나게 한다"라며 "문화에 복고 바람이 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심의에도 복고가 있는지는 미처 몰랐다"라고 덧붙였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토론회는 1부에서 '공정성 심의 과연 공정하고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박경신 고대 법대 교수가 발제를,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김덕재 한국PD연합회 회장, 김재영 방통심의위 보도교양특위 위원,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등이 토론에 참석했다.
또 '막말규제와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로 진행된 2부에서는 박근서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가 발제를,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 손병우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신정수 MBC노조 부위원장,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토론에 참석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