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9 21:17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환경
일반기사

[녹색실천, 이 사람의 약속] (22)김민철 전주예수병원장

2007년부터 가동 열병합발전기로 1석3조…전기 생산후 폐열로 난방·온수 해결

전주예수병원의 김민철 원장이 2007년 1월부터 가동되고 있는 열병합발전기를 통해 절약되는 전력량과 이를 통한 병원 내부난방에 대해 담당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헌규(desk@jjan.kr)

겨울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지난 27일 전주예수병원 김민철(의학박사·혈액종양내과 전문의) 병원장을 인터뷰했다. 2004년부터 병원장을 맡고 있는 김 원장은 안으로는 내실을 기하고, 밖으로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병원의 이미지를 잘 살려내고 있다는 주변의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원장은 "예수병원은 전북지역 의학연구의 중심입니다. 수련의(인턴)·전공의(레지던트) 수련기관으로서 교육병원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전라북도지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전북지역 응급의료체계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인터뷰는 병원 경영인으로서 그의 '녹색 마인드'가 초점. 세계적 화두인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부터 질문했다.

 

김 원장은 "10년 전 캐나다에서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6월이었는데도 캐나다 산은 눈으로 덮여있어 보기가 좋았습니다.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캐나다의 산들을 바라보면서 저는 단순히 '경치가 좋구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다시 캐나다에 가보니 눈은 산 정상 부근에만 있었습니다"

 

온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김 원장이 10년 전에 본 눈 쌓인 캐나다의 산은 이제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 원장은 "사람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이 안되면 잘 느끼지 못하고, 변화에 적응해서 살게 되는 경향이 있지요"라며 지구 온난화가 참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기업이나, 기관을 이끄는 리더들은 매일 많은 결정을 내린다. 그들이 내리는 결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에 리더의 경영능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경영자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시각, 경영상 결정 등은 기업과 기관, 단체의 녹색실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그런 측면에서 김 원장이 지난 2004년 취임후 내린 많은 결정 가운데 지난 2007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열병합발전시설은 단연 주목되는 결정이다.

 

김 원장은 "병원은 24시간 에너지를 사용하는 특수 시설입니다. 에너지 절감이 쉽지 않아요. 다양한 상태의 환자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병원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하나가 바로 열병합발전시설이다. 일반적으로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수용시설까지 오는 과정에서 65%가 손실되고, 35%만 제대로 사용된다. 열병합발전기는 손실되는 65%의 에너지에 착안한 것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나온 폐열을 지역난방이나 공정용 열원 등으로 사용한다.

 

김 원장은 "열병합발전기를 가동하여 병원내 난방은 물론 온수까지 생산합니다. 별도의 난방비, 온수 생산비가 들지 않아 병원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산화탄소를 배출 저감보다는 전기료, 가스료 등 병원 예산 절감이 목적이었다.

 

영선관리부 박용철 부장은 "초기 투자규모가 워낙 커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시설입니다. 원장님이 취임 후 열병합발전 설비의 장점을 알고 적극 투자 결정을 내려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라고 회고 했다.

 

예수병원은 2006년 16억을 투입, 시설한 열병합발전기를 2007년 1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어 노후화된 구형 보일러를 철거하고, 과감하게 비싼 고효율 보일러를 설치했다. 멀리보면 고효율 보일러가 이래 저래 큰 이익이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매년 10만5,000kg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2억 3,000만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도 걱정거리의 하나다. 김 원장은 "환자들이 남기는 음식물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거의 잔밥을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날 찾은 예수병원 식당.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정면 벽에 설치된 LED전광판에 전날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량이 표출된다. 또 '잔반은 이제 비싼 돈 주고 버려야 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평소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는 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 제로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

 

김 원장은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한 출·퇴근도 권장하고 있지만, 자전거의 경우 안전문제 때문에 적극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실내 전등 자동 소등 시스템 등 에너지 효율화 정책은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녹색 생활은 어떨까. 김원장은 "사실 매번 와이프에게 혼난다"며 게면쩍게 웃었다. 샤워를 하거나, 세수를 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고 사용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대야에 물을 받아 세수하고, 이를 그냥 버리지 않고 나무에 주었던 것처럼 작은 부분부터 습관의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며 수도꼭지 잠그기를 적극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가 중국에서 일어나는 황사 피해를 받는 것처럼, 다른나라의 기후변화 문제가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갖고 모두가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대석(전주의제21 간사)

 

※ 다음 릴레이 주자는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입니다.

 

※ 이 기사는 본보와 전주의제 21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