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지는 골목길…아련한 추억 더듬는다
서양화가 신가림씨(37)는 골목길을 보고 내게 꼭 맞는 옷 같았다고 했다.
도심에 살면서도 그의 뿌리는 전주 남노송동, 진북동 등 70년대 골목에 두고 있었다. 이번 개인전 '골목길을 걷다'는 캔버스를 최대한 객관화시킨 점이 눈에 띈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황금색은 역으로 쓸쓸하고 외로운 골목길 풍경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소재. 여기에 그의 일상이 더해지면서 골목의 풍경이 완성된다.
"가로등 아래 담장에 비치는 색은 황금색에 가깝습니다. 정말 아름답죠. 이율배반적인 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장 한 켠엔 첫 전시에 선보인 골목길도 걸려 있다. 신씨는 골목길이 가난의 상징으로 여겨져서 삶의 전형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가 직접 찍은 골목길 풍광 사진은 이제는 홀로 남아버려 귀중해진 것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준다. 한때는 사람들이 오며 가며 왁자지껄한 이야기를 쏟아냈을 법 하지만, 쓸쓸함과 연민과 위로의 세계가 그곳에 있다.
전시에 대한 부연 설명은 없지만, 어려운 전시로 다가오진 않는다.
신씨는 "마음 가는 대로 느끼고 보면 된다"고 짧게 답변했다. 전시는 1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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