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역사의 편린…대륙의 현대미술을 만나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중국은 지금 - 신중국 60주년 기념전'을 통해 중국 현대미술 흐름을 조명하고 있다.
공동 주최자인 중국미술가협회가 지난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마련한 것으로 '제11회 전국미술전람회'의 수상작 568점 중 112점을 엄선,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중국 현대미술을 탐색하는 자리다. 중국의 현대사와 건국 과정에서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을 비롯해 군인들의 활약상을 담은 작품과 역대 정치 지도자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혁명적 색채는 짙지 않다.
전통 기법의 세밀화인 중국화, 다양한 소수 민족의 생활상을 담은 구상화를 비롯해 우리나라 옷칠과도 유사한 기법을 사용하는 칠화, 전통과 지역성을 배합한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된다.
물론 중국의 제도권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전위적 작품과는 주제와 표현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 때 '정치를 위한 미술'이 주를 이뤘던 중국 현대미술은 1979년 개방으로 외국 사조의 유입, 급진적 아방가르드 운동으로 표현의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 현대미술에 그늘을 드리웠던 이데올로기의 장벽, 개방을 맞아 전위의식을 없애게 한 미술의 상업화라는 장벽, 아직까지 굳건히 존재하는 정부의 장벽까지 중국 현대미술엔 다층적인 장벽이 존재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흥재 관장은 "건국 60주년과 중국미술가협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굴곡진 현대사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로 표현한 중국 현대미술의 한 흐름을 엿보고, 역사적 기억과 현대 의식 사이, 고전 미학과 현대의 유행 양식 사이에서 고뇌했던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미술가협회는 중국 화단을 주도하는 중견 작가들이 꾸준히 출품하는 단체로 5년에 한 번 씩 전람회를 열어 그 권위를 이어가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문화부와 중국문학예술계연합회와도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전시는 3월14일까지 계속되며, 이후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순회 전시를 갖는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3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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