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원(문화콘텐츠팀장)
교육감 선거전이 사실상 시작됐다. 시민후보 등 약간의 변수는 있지만 입후보 예정자의 윤곽은 거의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입지자들은 벌써부터 마음이 바쁘다. 길거리에서 관공서로, 모임장소로 오가며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기에 안간힘이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자신의 이름과 얼굴 알리기에 거의 모든 것을 걸고 있다.
교육감선거는 '교육경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나서는 일반 선거에 비해 후보자들의 인지도가 다소 낮다. 모든 후보자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자기홍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러나 선거에서 인지도는 최소한의 요건일 뿐이다. 인지도 자체가 곧 표가 되고 당선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감은 얼굴마담이 아니다. 마당발이 차지하는 자리가 돼서는 곤란하다. 학력신장, 도농간 교육격차 해소, 학교안전, 소외계층 지원, 자율형사립고, 학교급식 등등 우리 앞에 놓인 교육현안이 너무도 복잡하고 과중하기 때문이다.
교육감 후보들은 뚜렷한 교육철학과 소신이 있어야 하며, 정책으로 판단 받아야 한다. 인지도 높이기 못지 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정책선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의 교육경력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가감없이 드러내야 한다. 학생들의 필요를 어떻게 채워주고, 학부모들의 갈증을 어떻게 달래주며, 전북교육을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자신의 밑그림을 드러내야 한다. 교육현안과 쟁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분명히 드러내고 주민들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눈앞의 표를 의식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하거나 자신의 판단과 다른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교육감 선거에서만은 솔직함이 이해타산보다 앞서야 한다.
선거전이 과열될수록 비방과 흑색선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물론 개인의 신상에 관한 것, 사생활에 관한 것 등에 대한 과열된 공방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정책선거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정책에 관한 것, 교육철학에 관한 것, 교육적 소신에 관한 공방은 과열될수록 바람직하다. 선거의 이유요, 목적이기 때문이다. 치열하고 가감없는 공방을 통해 참 일꾼이 드러나야 한다.
겉모습만 보고 수박을 살 수는 없다. 속을 알아보기 위해 수박을 쪼갤 수 없다면 적어도 두드려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기라도 할 것이다.
하물며 교육감 선거에랴.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속을 알고 상품을 사야 한다. 자신의 속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 후보를 경계해야 한다. 이리 굴려보고 저리 굴려보고, 이리 생각도 해보고 저리 판단도 해보면서 요모조모 잘 따져보자.
그래도 모르겠거든 다른 사람에게 물어라도 보자. 우리 아이들의 미래, 우리지역의 인재를 키워내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수박 한통 사는 것만큼의 노력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이성원(문화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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