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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SBS 단독 중계의 명암

최고 시청률은 49.8%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엉터리 해설 논란과 인기종목 위주의 편성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국내에서 SBS TV가 단독 중계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3월1일(현지시간) 폐막한다. 지금까지 올림픽, 월드컵급의 대형 국제경기를 국내에서 한 방송사가 독점 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선수단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동계올림픽 중계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예전처럼 KBS와 MBC 등 지상파 3사가 공동중계 했다면 더 높은 시청률이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중복편성 없어..시청률 고공행진

 

SBS의 단독 중계로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 국내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은 보장됐다. 올림픽을 보기 싫은 시청자는 다른 채널을 선택하면 됐다. 국민이 관심을 갖는 쇼트트랙 등의 경기가 과거처럼 동시에 여러 채널에서 방송되는 폐해는 없었다.

 

SBS는 대회 초반부터 우리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자 대회 나흘째부터 올림픽 관련 방송을 지상파 채널은 당초보다 22시간가량 늘린 총 218시간35분, 계열 케이블은 애초보다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늘린 총 400시간으로 편성했다.

 

SBS는 "역대 동계올림픽은 각 방송사당 총 50~60시간 정도만 방송했고 그나마 쇼트트랙 등 인기 종목을 중복 편성했다"며 "이번 단독중계에서는 시청자의 시청권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계올림픽 중계 사상 최다 편성을 했고, 지상파와 계열 채널 간의 중복 편성도 피했다"고 밝혔다.

 

우리 선수단이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내면서 중계 방송의 시청률은 날개를 달았다. 캐나다와의 시차로 경기가 새벽과 오전 시간에 열렸지만 시청률은 평일에도 20~30%까지 올랐고, 김연아가 출전한 오후 1시대 경기의 시청률은 40%를 훌쩍 넘어섰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49.8%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5년 12월1일 지상파의 평일 낮 방송이 시작된 이래 최고의 시청률인 것은 물론, 시청률이 높은 밤 프로그램과 비교해서도 경이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3사가 나란히 중계를 했다면 더 붐 업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BS의 한 관계자는 "SBS 단독중계로 시청률이 이렇게 높은데 국가 기간방송사인 KBS 등 타사도 함께 중계했다면 더 높은 시청률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다양성 결핍..또다른 선택권 논란 일어

 

그러나 중복편성을 피하자 이번에는 다양성 결핍 논란이 일었다. 무엇보다 캐스터와 해설자에 대한 선택권이 박탈당했다는 지적과 함께 SBS가 중계하는 경기만을 봐야한다는 단점이 제기됐다.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은 초반부터 해설을 맡은 제갈성렬의 '샤우팅 해설' 논란이 일었지만, 시청자들은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싫어도 꼼짝없이 그의 해설을 들어야했다.

 

그런 와중에 제갈성렬은 이승훈이 금메달을 딴 스피드 스케이팅 1만m 경기 중계방송에서는 급기야 해설자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엉터리 해설과 종교적인 발언까지 해 결국 하차하고 말았다.

 

또한 SBS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편성을 한다고 했지만 시청자들 눈에는 인기 종목 위주의 편성에 머물렀으며, 빈번하지는 않았지만 복수의 종목에서 우리 선수의 경기가 동시에 펼쳐지면 시청자들은 SBS가 선택한 경기를 봐야했다.

 

보도의 다양성 결핍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KBS와 MBC가 중계는 물론, 현지에 취재단까지 파견하지 않으면서 시청자는 올림픽 보도도 SBS를 통해서 주로 접해야했다.

 

SBS는 올림픽이 개막한 13일부터 메인뉴스인 '8 뉴스'에서 올림픽 뉴스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김연아가 금메달을 딴 26일에는 전체 30건의 뉴스 중 22건을 김연아 소식으로 채웠다.

 

그러나 KBS와 MBC는 지난 14일 우리 선수단의 첫 금메달인 쇼트트랙 이정수의 승전보를 단신처리하는 등 올림픽 관련 소식을 충분히 다루지 않아 비난을 샀다.

 

시청자의 비난이 거세지자 KBS와 MBC는 대회 나흘째인 16일 저녁부터 올림픽 뉴스를 제대로 다루기 시작했지만 그 양이나 내용은 우리 선수단의 성적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가적 경사를 국민이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 전파의 주인인 시청자를 최우선해야

 

그간 지상파 방송 3사가 중계권을 놓고 벌인 다툼의 역사는 길다. SBS의 이번 단독 중계를 놓고 KBS와 MBC가 뉴스 시간을 통해 비방전을 펼치고 SBS도 이에 반박하는 등 감정싸움을 벌였지만 전문가들은 '누가 누구를 탓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방송사의 다툼으로 시청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코리아 풀'을 깨고 단독으로 중계권 협상을 하면 아무래도 중계권료가 올라가게 되고, 이는 결국 고스란히 시청자의 몫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

 

또한 이번처럼 한 방송사가 단독 중계를 한다고 타 방송사들이 보도마저 소홀하게 한다면 이는 시청자들의 '알 권리'에 큰 피해를 끼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올림픽 기간 내내 "방송사들끼리의 다툼으로 올림픽 뉴스마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BS는 밴쿠버 올림픽과 6월에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을 비롯해 2016년까지의 모든 올림픽과 월드컵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KBS와 MBC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남아공 월드컵부터는 반드시 공동 중계를 하겠다는 방침으로 SBS와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SBS 역시 국민적 관심을 받는 경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월드컵과 하계올림픽을 단독중계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 방송 3사가 전파의 주인인 시청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중계권 문제를 해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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