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곤(전북농관원장)
과거 우리나라는 주곡의 자급 달성을 위한 농업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 농업인들은 오직 생산량을 늘리기 위하여 관행적으로 살충제?살균제?제초제 등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여 왔다.
이처럼 지속적인 화학농약의 사용으로 인하여 병해충의 내성이 강해져 방제효과가 감소됨에 따라 농약 사용량은 점점 많아지고 농약의 사용 증가는 생태계에 존재하는 천적의 사멸 등으로 이어져 환경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또한 고독성 화학농약의 폐해는 농작물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농약중독과 가축에게 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농작물 등 식물에 의해 흡수 이용될 수 있는 양 이상의 질소 비료 등 화학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함으로써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도 발생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는 저항성 품종의 개발, 재배방법의 변화 등으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겠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화학농약을 대신하여 천적곤충제 등 해충방제용 생물농약을 사용하고 화학비료 대신 퇴비 또는 유기질 비료 등을 사용하거나 기준에 맞게 최소량만 사용하는 등 친환경농업을 지향하여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들도 건강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농산물의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즉 소비자는 친환경농산물과 같이 품질이 우수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이처럼 소비자의 안전식품에 대한 수요 증대는 환경과 농업생산의 조화를 지향하는 친환경농업의 발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친환경농업이란 농업과 환경을 조화시켜 농산물의 생산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농업형태로서 농업생산의 경제성 확보와 환경보전 및 농산물의 안전성 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농업이다.
또한, 유기합성농약이나 화학비료 등 화학자재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자원을 재활용하여 지역자원과 환경을 보전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일정한 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이라고 볼 수 있다.
전라북도의 경우 2009년 말 기준으로 전체 농가의 약 10%인 11,269농가에서 저농약?무농약?유기농산물 등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친환경농업이 매년 양(量)적인 성장을 거듭하자 한편에서는 일반 농산물이 친환경농산물로 둔갑되어 유통되는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친환경농산물의 신뢰가 무너지고 이는 친환경농업의 질(質)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생산농업인과 소비자, 그리고 정부는 친환경농산물의 부정 유통을 방지하고 친환경농업이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에서는 일반농산물이 친환경인증농산물로 둔갑되어 유통되지 않도록 금년부터 저농약 농산물의 신규 인증을 중단하고 앞으로는 무농약 농산물과 유기농산물만 인증해 주는 등 인증기준을 강화하였다.
또한 민간인증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농업인이 친환경 인증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소비자도 친환경인증농산물에 대한 인식 전환과 올바른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할 때 인증품 표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여 의심되는 농산물은 신고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친환경 농산물의 부정 유통은 근절될 것이다.
생산자인 농업인도 인증 받은 대로 기준을 준수하여 무농약?유기농산물 등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해서 신뢰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 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비자?농업인?정부 등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하나하나 최선을 다한다면 친환경 농업은 환경과 어우러진 녹색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친환경 농업은 지속 가능한 농업이자 미래 농업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곤(전북농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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