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철호(익산본부장)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노나라의 실질적인 통치자였던 계강자(季康子)가 어느날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공자는 "정(政)은 정(正)이라, 그대가 솔선해서 몸을 바르게 가지면 누가 감히 바르게 행하지 아니하리오."라고 대답했다.
초나라의 지방 장관 섭공 자고(葉公 子高)도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이번에 공자는 이렇게 말해 주었다.
"가까운 자가 기뻐하고, 먼 데 있는 자가 찾아오는 것이라오."
공자에게 어느날 또다시 고을 원님이 된 제자 자하(子夏)가 찾아와 정치에 대해 다시한번 물었다.
공자는 "공(功)을 서두르지 말고, 소리(小利)를 꾀하지 말라. 공은 서두르면 도달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에 매달리면 대사를 이루지 못하게 되느니라."고 일러 주었다.
정치란 이렇게 진지하고 사려 깊은 생각에서 논의해야할 인간 세상의 중대사 중에 하나다.
그런데 요즘 정치를 보면 공자가 말한 정치에다 정치력도 뒤따라야하는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 있다.
하나는 역량이고 다른 하나는 수완을 말한다.
즉, 역량은 힘의 다른 표현이고, 수완은 재주를 이른다.
이 두가지 요소가 적절히 결합될때 정치인의 정치력이 제대로 작동할수 있으리라고 본다.
6·2 지방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이 선거열기로 점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익산도 전국 선거 열기 못지 않게 하루가 다르게 선거 정국에 휩싸여 가고 있다.
특히나 민주당 익산시장 후보 선출을 둘러싼 자천타천 거론 후보들이 사활을 건 공천 경쟁에 돌입하자 이를 지켜보는 지역 유권자들 역시 커다란 흥미와 재미를 마음껏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역 정가에 특정 국회의원의 특정 후보 지지설이 무성히 일면서 모처럼 흥행 경선을 기대하던 많은 시민들의 기대와 바람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시장 후보 공천에 있어 사실상 막대한 공천권 영향력을 갖고 있는 특정 국회의원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면 이미 결말이 나 있는 불공정한 경선 드라마 연출에 과연 누가 흥미를 느끼고 끝까지 지켜볼수 있겠는가 하는 지적에서 익산 시장 후보 공천 경선은 말그대로 그 들만의 집안 잔치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급기야 지난 8일 이번 특정 후보 지원설과 관련, 한 쪽에 비껴있던 다른 한 쪽 국회의원이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특정 후보 지원설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내비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시장은 국회의원과 다른 역할을 가진다. 국회의원들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보다 시민들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특정 후보 지원설에 냉소를 지었지만 시장 공천권을 둘러싼 두 국회의원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수면위로 부상한 이날의 간담회를 지켜보면서 익산의 험난한 정치역정이 먼저 걱정되고 우려됐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양 국회의원이 서로 국민참여경선을 통한 공정한 경선을 약속했기 때문에 절대 그런 특정 후보 지지설은 사실이 아닐것 임을 전제로 한 그의 이날 발언속에서는 한쪽이 공정성을 훼손할 경우 그에 맞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 표명도 슬그머니 내비친것을 볼때 앞으로의 익산 시장 후보 공천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파장과 파고를 넘어야할것임을 예고하고 있는것 같아 더욱 안타까웠다.
아무튼 특정 후보 지지설로 급기야 두 국회의원의 정면충돌 위기로까지 비춰진 이번 간담회를 다시한번 되짚어 보면서 아무쪼록 두 국회의원은 시민들의 바람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주민 화합과 축제 한마당의 공정 경선으로 치뤄질수 있도록 공자의 정치 충고에 현명한 정치력 발휘까지 더 해 주길 바란다.
분명 익산 시민들은 이번 경선 과정을 통해 두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이 과연 어느정도인지를 새삼 시험해 볼 것이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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