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환기 자주하고 가벼운 운동하면 도움
어느덧 몸을 움츠리게 하던 겨울의 차가운 기운이 사라져 가고 우리에게 따뜻한 햇볕과 야외활동하기 좋은 날씨라는 훌륭한 선물을 주는 봄이 찾아왔다. 하지만 봄이 좋은 선물만을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새학년 새학기를 맞아 열심히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나 많은 업무와 스트레스에 쌓여 지내는 직장인들에게 봄이라는 계절에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가 바로 '춘곤증(春困症)'일 것이다. 특히 점심식사 후 따뜻해진 날씨에 몰려오는 졸음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경험해 봤을 것이다.
춘곤증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봄날에 느끼는 나른한 기운(氣運)의 증세(症勢)'로 표현된다. 춘곤증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피로와 인체의 부적응에 의한 표현으로, 이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라 하여도 춘곤증으로 인해 매일 오후가 힘들게 느껴진다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간단한 운동이나 산책을 추천한다. 「동의보감」을 보면, "人之勞倦 有生於無端 不必持重執輕 (…) 不多運動氣力 飽食坐臥 經絡不通 血脈凝滯使然也."라 하여 "사람에게 이유없이 피곤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무리하게 일을 해서 피곤한 것만은 아니며, 운동을 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앉아 있거나 누워있어서 경락이 잘 통하지 않고 혈맥이 응체되어 그러하다."는 내용이 있다. 너무 움직이지 않아도 피곤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내에서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고, 가능하다면 바깥 공기를 마시며 짧은 시간이나마 산책을 하면서 우리 몸을 깨워보자. 점심식사 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자. 건강을 위해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만들고 정상적인 수면시간에 취할 수 있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하자. 불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수면부족은 춘곤증뿐만 아니라 만성피로를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충분한 영양섭취와 봄나물 위주의 식단을 권장한다. 겨울에 비하여 늘어난 활동으로 체내 에너지 소비도 많아지는 만큼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특히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한 봄나물 위주의 식단은 춘곤증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의 경우 한의학에서는 '제채(薺菜)'라 하여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간(肝)의 기운을 잘 통하게 하고 속을 풀어주며 오장(五臟)을 잘 통하게 한다고 하며,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서 간(肝)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밝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 달래는 '야산(野蒜)'이라고 하여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비(脾)와 신(腎)에 들어가서 속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다고 하였다.
넷째로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자. 실내의 따뜻해진 공기와 탁한 공기 속에서는 맑은 머리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자주 창문을 열고, 맑고 신선한 공기를 최대한 깊게 들여마셔 보자.
마지막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졸음을 이길 수 없다면 점심식사 후 10~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활기찬 오후를 준비하기 위한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긴 시간의 낮잠은 밤시간에 수면장애를 야기할 수도 있으므로 피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춘곤증을 이기기 위한 다양한 노하우들이 언론매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기서 소개한 몇 가지만 잘 실행해도 봄의 불청객 '춘곤증'을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 창밖에 따뜻한 햇볕이 보이시나요? 그러면 당장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깊게 마시면서 기지개를 펴보세요."
/김종욱(우석대 전주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김종욱 교수는
우석대 한의학과 졸업, 원광대 한의학 박사
대한경락경혈학회 정회원
대한침구학회 평생회원
침구과 전문의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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