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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엔 국경이 없잖아요"…中 유학생 주효침씨

우석대서 가야금 배우고 있어…"중국 돌아가면 한국음악 널리 알릴 터"

24일 우석대 예술관 실습실에서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는 이는 다름아닌 중국에서 유학 온 고쟁(古爭) 연주자 주효침씨(25·우석대 대학원 국악과)였다. 오른손 둘째·셋째 손가락을 반창고로 감싸놓은 것을 보고 이제 막 가야금을 시작한 게 아닌가 오해하기 쉽지만, 줄이 철로 돼있는 중국의 전통악기 고쟁을 연주하려면 이렇게 해야만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고쟁과 가야금을 바꿔가며 연습하는 주씨로서는 반창고 뗄 시간도 없다.

 

주씨의 고향은 산동성 제녕시. 중국 사람들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북경 해방군예술대학을 졸업하고 2008년 3월 한국에 왔다. 지난해에는 대학원 지도교수인 신용문 교수(우석대 국악과)의 도움으로 전주시립국악단 송년음악회 무대에 서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고쟁곡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함께 연주했는데, 신교수는 "고쟁으로는 명연주자"라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과 중국은 역사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잖아요. 한국의 예술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유학을 결심했는데, 제가 전공한 고쟁과 가야금의 생김새와 연주법이 비슷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어요."

 

가야금을 택한 것은 순전히 고쟁과 비슷하다는 이유때문이었지만, 어느새 악보만 있으면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그는 "언어도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악기를 배우려고 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루에 네시간씩 연습하고 있는데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가야금은 소리 자체가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고쟁은 마치 태극권 같죠. 그냥 봤을 때에는 부드러운 것 같지만 그 속에 많은 에너지가 담겨있는 것처럼, 고쟁도 부드러운 것 같지만 때로는 강한 연주가 매력적이에요."

 

길에서 우연히 들은 고쟁 소리가 좋아 일곱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는 주씨는 "중국에서도 전통악기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줄고 있지만, 여가생활로 고쟁이나 얼후 같은 전통악기를 배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에서도 학교를 지정해 학생들이 전통악기를 배울 경우 수강료를 일부 지원해 주거나 예술가들이 일반 시민을 가르칠 때 많은 지원을 해준다.

 

"예술은 국경이 없잖아요. 한국의 전통악기를 배우면서 마음으로 한국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돌아가서도 중국 사람들에게 가야금 연주를 들려주면서 한국 전통음악을 소개하고 싶어요."

 

'중국 고쟁과 한국 가야금의 연주기법 비교'를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는 주씨는 오는 6월 우석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중국에서 고쟁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가 되고 싶다는 주씨는 "더 공부해 나중에는 중국과 한국을 문화적으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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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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