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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건강] 대하

꽉 기는 속옷·바지 피하고 세정제로 청결 유지

"선생님. 저는 냉이 많은 것 같아요~."

 

진료실을 찾는 대부분이 여성이다 보니 평소 참 많이 듣게 되는 말이다.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분비물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많다'가 아니고 '많은 것 같다'는 말은 스스로도 확실치 않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냉이란, 질을 통해 나오는 분비물로 한의학에서는 대하(帶下)라고 말한다. 정상분비물은 생식기를 항상 촉촉하게 유지시키며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나 배란기 같은 특정시기에는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양이 많거나 유출되는 것이 항상 문제의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냉의 양이 갑자기 늘게 되거나 색이 변화하고 냄새가 나며 가려움증이나 따끔거림, 배뇨통등의 증상을 동반하면 일차적으로 질의 염증을 의심하여야 한다. 실제 이러한 증상으로 냉검사(wet smear) 후 질염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30~40대 이상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질내에는 많은 종류의 좋은 균들이 있어서 질내를 산성상태(pH 4.5 이하)로 유지해 주고 병균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한다. 이러한 정상 세균군의 변화가 깨지게 되면 가장 흔한 질염인 세균성질증이 생기게 된다. 그 외의 캔디다, 트리코모나스등의 질염 또한 이러한 방어막이 깨졌을 때 잘 감염되고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상 세균군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은 여성스스로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고 평소 질분비물의 주기적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나이가 젊거나 면역력이 강한 상태에서는 항생제 및 다양한 원인균에 대한 치료에 반응도 빠르고 회복도 빠르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한 경우 혹은 잦지 않은 성교에도, 질의 분비물이 많아지고 냄새가 나는 질염의 상태가 반복되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항생제 및 원인균에 대한 치료에 반응이 늦을 뿐 아니라 항생제로 인한 정상세균군의 파괴가 잘 회복되지 않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경우 몸의 상태에 따라 크게 비허(脾虛), 신허(腎虛)로 나누어 변증을 한다. 몸 상태에 따른 한약 및 침뜸치료를 하므로써 질내 세균군층의 정상화 및 면역력 강화를 도모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평소 과로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꽉 끼는 속옷이나 바지를 멀리하며, 자신의 피부와 맞지 않는 속옷과 생리대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잦은 질세척으로 인해 질내 미생물들이 교란된다는 사실을 알고 pH 4.5 이하의 순한 여성세정제로 외음부를 청결히 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작은 생활습관의 변화가 곧 나에 대한 관심이고,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사랑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은희(우석대학교 한방병원 부인과)

 

▲ 이은희 교수는

 

우석대 한의과 대학졸업, 석·박사

 

우석대 한방병원 한방부인과 전문의

 

우석대 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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