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일상에 대한 확대경이다. 자연 앞에 선 인간은 미약한 존재. 서양화가 김영란씨(48)의 초대전'일상 위를 걸어보다'는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을 떠올리는 듯한 크기의 사람이 등장한다. 벚꽃나무 사이로 바쁘게 걸어가는가 하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치는듯한 자작나무 아래 앉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의 평범한 일상이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기법의 차이다.
"이번엔 상감기법을 차용했어요. 판화를 공부할 때 우직하고 밀도있는 느낌을 좋아했거든요. 여기에 붓의 날렵한 느낌도 표현했죠."
'休 Ⅱ'에 등장하는 소나무 줄기나 '봄꿈을 꾸다'에 나타나는 매화나무의 질감은 상감기법의 결과물. 두께감을 주기 위해 캔버스에 아크릴 가루와 물감을 섞어 파스텔톤 색상을 연출했다. 구름으로 포근한 분위기를 더해 잠시 쉬어가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소소한 일상과 행복에 대한 염원을 담은 화폭은 섬세한 서정시를 들여다보는듯 하다. 김씨는 앞으로도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전북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북대 미술학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초대전은 30일까지 갤러리 공유에서 계속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