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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북불교문화유산 사진전' 14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왕궁리오층석탑-서효석作(위) 금산사오층석탑-이영석作 (desk@jjan.kr)

해가 떠오르자 익산 왕궁리 5층 석탑(국보 제289호)의 고풍스런 자태가 드러났다. 정교함과 화려함을 다듬어 범접하기 어려운 기품이 있다. 서효석 전주영상회 회장은 "석탑 하단이 공사중인 까닭에 흑백 사진을 내놓게 됐다"며 "사계절을 익산 왕궁리 5층 석탑과 함께하는 행운을 누렸다"고 말했다.

 

금산사 미륵전 위에 금산사 5층 석탑(보물 제25호)은 정사각형 판재를 이용한 것으로 백제 석탑으로서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아름답다. 회원 이영석씨는 "그 날 전주에 눈이 많이 와서 금산사로 들어가는 데에만 1시간 이상 걸렸다"며 "어렵게 찾아간 자리엔 모진 비바람에 시달린 탑이 찾아주어 감사하다는 미소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문수사마애여래좌상(전북유형문화재 제175호)은 온화한 것 같으면서도 근엄한 인상. 당당한 어깨와 안정감 있는 무릎으로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보여준다. 햇살이 얼굴을 비추자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회원 박종권씨는 "빛에 의해 3시간 간격으로 부처님이 변화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라며 "얼굴에 나무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고 했다.

 

불기 2554년 부처님오신날 전라북도봉축위원회가 14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열고 있는 '전북 불교문화유산 사진전'. 금산사와 선운사가 주관하고 전주영상회가 참여한 지난해 9월부터 전북의 국보·보물급 불교 유산 중 석탑과 석등 43점을 전시하는 자리다. 충남·전북에 조성된 백제계 석탑 사진자료도 부여박물관에서 빌려와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주인공은 서효석 박종권 이준택 이상견 김용규 허정길 김대만 이찬복 이영석 손승국 김운영 강미자씨. 모두 사진 촬영 경험이 20년 이상 된 수준급이다. 이들은 실상사와 백장암을 스물 여덟 번 찾고, 은선리 석탑 촬영을 위해 열 번 넘게 정읍을 다녔다고 했다. 고정돼 있는 피사체는 언제든지 가면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 음영을 잘 드러내기 위해 노을이나 일출을 넣다 보면 하루 이틀 만에 완성되는 작품은 없다. 새벽 네 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카메라를 챙겨 들고 임실로, 남원으로 길 떠났던 이들의 발걸음에서 잊혀져가는 불교문화유산을 지켜내려는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서 회장은 "찬란한 불교문화유산을 남긴 선조들의 간절한 마음이 전시를 통해 전달되기를 기원한다"며 "우리가 할 일은 유산들이 본래 있었던 곳에서 그 기풍이 면면히 흐르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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