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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투표 안하면 후회할 세 가지 - 김성중

김성중(정치팀장)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였던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는 1000명의 말기 암 환자를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사 오츠 슈이치가 쓴 책이다. 오츠 슈이치는 이들로부터 '후회'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내 스물다섯 꼭지의 희망 글을 엮어낸다.

 

6.2지방선거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적으로는 천안함 사건으로 선거판이 요동치면서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반면 도내 상황은 경선과정에서 비판을 받았던 민주당이 후보를 확정하고 선거승리를 위해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도지사에 출마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고 나머지 정당들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기가 힘들어 보인다.

 

사실 20년차를 맞는 전북의 지방자치는 앞서 언급한 말기 암 환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내 정치 상황을 조금 과장하면 '일당 독식'과 '풀뿌리 부패'라는 악성 종양이 온 몸에 퍼졌다고 볼 수도 있다.

 

원인이야 어떻든 '전북에는 유권자도 정당도 없다'는 말도 나온다. 특정 정당 독식 탓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도민들도 이제 지방선거에 신물나는 표정이다. 선거가 거듭될수록 투표율이 낮아지는 현상은 어쩌면 병든 지방자치에 더 이상 희망을 갖기가 힘들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실낱같은 희망마저 놔버리면 그 순간 지방자치는 그야말로 시한부 생명이 된다. 말기 암 환자가 희망을 버려서는 안되는 것처럼 지방자치도 역시 '희망 없음=사망'이어서다.

 

독식과 부패의 악성종양이 퍼진 도내 지방자치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정치가 병들면 결국 주민의 삶도 피폐해진다. 지방자치와 주민생활은 이와 잇몸의 관계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정말이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암에 걸린 지방자치의 유일한 처방전은 바로 유권자의 관심과 냉정한 판단, 그리고 투표 행위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민들은 오츠 슈이치가 말한 스물다섯가지 후회는 아니라도 최소한 세 가지를 후회하며 살아가야 한다.

 

하나는 일당 지배를 막지 못했다는 후회다.

 

도내 특정당 독식의 폐해는 무섭다. 전북을 지배하는 민주당 정치인들의 전횡은 지방자치 암세포를 증식시키는 토양이다. 행정과 의회에 진출한 주민의 머슴들이 위민행정과 감시·견제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정당과 국회의원의 몸종이 되면 지방자치는 끝장이다. 이들이 주민을 섬길리가 없다. 그래서 정당보다는 인물을 가려 뽑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지역주의 투표에 대한 후회다.

 

수십 년 되풀이된 지역주의 몰표가 이번에도 계속되면 전북출신 대통령은 불가능하다. 도내 출신 대선후보가 타지에서 '내 고향은 지역주의를 깼으니 여러분도 출신지역보다 능력을 보고 표를 달라'고 호소하지 못한다면 잘해야 만년 2등이다. 멀리, 그리고 크게 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기권에 대한 후회다.

 

'나 하나쯤' 하는 생각에 투표날 놀면 다음 선거까지 민의가 왜곡된 주민의 대표를 보고 살아야 한다. 정신건강에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4년간 짜증낼 일을 생각하면 5분의 투표시간은 매우 효율적이다.

 

덧붙여 이번 선거의 유권자 1인당 평균비용은 2만1450원이다. 도내 유권자 144만여명 중 50%가 투표한다고 가정하면 150억원이 넘는 세금이 날아간다.

 

/김성중(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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