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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민심은 천심 - 황주연

황주연(편집부장)

지난 4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송영길 강운태 안희정 김두관등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과 함께였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 아래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지난해 5월 23일 저녁.

 

정 대표는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며 노 전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거친 욕설을 들었던 일도 떠올렸을 것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이 해체될 당시도 되새겼을 것이다.

 

노 대통령측 세력과 결별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었던 탈당파들 앞에서 "친노를 배제하지 않는 대통합만이 살 길"이라며 열린우리당을 지키는 대열에 섰던 일이 영화 필름처럼 오버랩 됐을 것이다.

 

16대 대선때 노무현후보 선대위 본부장을 역임하면서부터 노 대통령과 한 배를 탄 정 대표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서로 껄끄러웠던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화합을 끌어낸 건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새삼스레 정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의 인연을 끄집어 낸 것은 이번 선거에서 노풍의 영향이 컸고 최대수혜자는 정 대표이기 때문이다.

 

30~40대가 오후 들어 투표장에 대거 나타나 야권에 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로 우리 사회를 오랫동안 분열시켜온 지역주의 흐름도 바뀌었다.

 

그와 함께 시도지사와 의회의 다수당이 여소야대로 갈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야당후보는 인천에서 승리했고, 불모지였던 영남과 강원등의 광역단체장에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충남북도 집어 삼켰다. 벌써부터 충청 시도지사등은 세종시 원안을 촉구하고 있다.

 

영남 지역에 두명의 지역구 의원을 갖고 있는 민주당은 지난해 4월과 10월 재보선 승리에 이어 이번 선거의 압승으로 꿈이 그리던 전국정당의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정 대표는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반면 잠재적 대권주자인 정몽준과 정운찬은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다.

 

같은 당 정동영이나 손학규에 비해서도 한 발 앞선 형국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정부 독주에 대한 국민 심판의 성격이 짙다. 세종시는 국론을 분열시켰으며 논란이 많은 4대강은 한꺼번에 시행됐다. 정부 여당은 천안함 사건과 높은 여론조사 지지도 때문에 착시현상에 빠져 대다수 유권자의 바닥민심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래 한국 선거사에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있다. 권력이 오만하고 부실하면 민심은 선거로 견제했다. 4년전 지방선거에서 호남을 제외하고 전국을 싹쓸이 한 한나라당이 이번에 참패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도 절감했을 것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국민의 변화열망을 소화해야 한다. 민심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수권정당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기개혁에 나서야 한다.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권의 행태에 대한 민심의 준엄한 경고를 외면하면 민주당도 한나라당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민심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다.

 

/황주연(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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