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운영하는 도시락 전문점에서 일하는 티엔커(펑위옌)는 수영장으로 배달을 나갔다가 언니 샤오펑(천옌시)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양양(천이한)을 보고 호감을 느낀다.
티엔커는 바쁘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양양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점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살아온 배경과 삶의 방식이 다른 두 남녀는 사소한 오해 때문에 조금씩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대만의 청춘영화 청설(聽設)은 수화를 소재로 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영화 전체 대사의 60% 이상이 수화다. 대사가 많지 않아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영화는 상영시간 109분간 흥미로움을 잃지 않는다.
감각적인 영상과 상큼한 음악이라는 좋은 자양분을 가진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나누는 사랑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풀어놓는데다가 무겁지 않은 선에서 장애우에 대해 생각할 기회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캐릭터도 사랑스럽다. 청각장애우이자 수영선수인 언니를 위해 희생하는 양양의 진지함, 유머러스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는 티엔커의 건강함도 좋지만 더욱 시선을 잡는 건 투실투실하게 살이 찐 티엔커의 부모다.
티엔커 부모가 영화 '러브 액츄얼리'(2003)의 한 장면을 모방해 '우리 아들과 결혼해 달라'며 양양 앞에서 스케치북을 넘기는 장면은 흐뭇한 미소를 불러 일으킨다.
수영선수 박태환을 닮은 듯한 대만의 청춘스타 펑위옌은 사랑에 빠진 귀여운 청년 역에 딱 어울린다. 메신저를 하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양양을 위해 준비하는 이벤트도 보는 재미를 준다. 천옌시의 청초함과 양양의 귀여움도 주목거리다.
제3회 싱가포르 아시아영화제 최우수각본상을 받은 '잠자는 청춘'(2007)으로 데뷔한 청펀펀(鄭芬芬) 감독의 세번째 영화다.
6월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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