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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축질병 "구제역? AI "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육대수

육대수(전라북도 축산위생연구소장)

 

 

올해 우리 축산업은 새해 벽두부터 힘들고 어려운 구제역이라는 초대형 암초에 부딪쳤고 그로인해 피해가 컸다. 지난 1월 7일 경기도 포천시 한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이 최초 발생하여 1월 30일까지 경기도 연천·포천시 6농가(젖소4, 한우2)에서 발생하여 예방적 살처분 등 강력한 방역대책을 추진한 결과 3월 23일 종식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그 것도 잠시, 4월 9일 인천 강화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다시 발생하여 지금까지 4시·도(인천, 경기, 충북, 충남) 4시·군 11농가(한우6, 돼지4, 젖소1)로 확산되다가 날씨가 더워지는 5월말부터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었다.

 

우리는 또 한번 커다란 어려움을 체험하고 극복했다. 축산농가, 관련 단체, 언론, 공무원, 경찰, 군인 등 꼭 축산인이 아니더라도 온국민이 합심하여 난국을 헤쳐나갔다. 축산물 파동도 다행이 이번에는 없었다. 정말 모든 국민이 하나된 모습으로 긴 터널을 빠져 나왔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 도에서는 2차례 발생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를 근절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국가위기대응시스템을 가동하여 지금까지 도내에 유입을 차단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하다.

 

구제역 발생원인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0년과 2002년 구제역은 7가지 구제역 혈청형 가운데 'O'형 한 가지만 발생하였다. 그러나 올해 1월에 발생한 구제역은 'A'형, 4월~5월에 발생한 구제역은 'O'형으로 2가지가 발생한 것이다. 발생원인에서도 차이가 있다. 2000년과 2002년은 수입건초, 해외여행객의 휴대축산물, 외국인근로자였다. 이번은 중간결과이지만 중앙역학조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국가 외국인 근로자의 직접 고용과 농장주의 동북아시아 국가 여행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구제역은 과거의 구제역과는 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역학조사 결과를 볼 때 질병은 자연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인재 즉, 사람이 옮긴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준다. 이미 지구촌은 국경이 없어진 지 오래다. 가축질병에서도 역시 국경이 무너진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지난해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했던 신종인플루엔자 발생이다.

 

이번 구제역 발생 중간 역학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만 보더라도 외국인 고용 관련 방역수칙, 외국 여행자 방역수칙만 지켰었다면 사전 차단방역이 가능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전북도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국가 재난형 질병으로부터 안전한가하는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발생한 다른 시·도보다 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그 근거로는 이미 전북도는 가축방역 취약지역이면서 아시아권 나라에서 국제결혼 이민자가 어는 지역 보다 많고 국민소득이 향상됨에 따라 효도관광 등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나라로 여행도 많이 간다. 각종 해외 악성 전염병에 노출될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젠 관 중심의 방역에서 벗어나 축산농가 또는 관련 단체 중심의 방역이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원인 없는 질병은 없다. 무엇보다 가축질병의 원인이 되는 차단방역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킬 수 있는 수준으로 방역시스템이 구축될 때 즉, 우리 축산농가가 업그레이드 될 때 선진축산의 꿈이 실현될 것이다. 이제 6월 중순을 넘어서면 구제역이 어느 정도는 안심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부터 구제역 방역의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차단방역에 최선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육대수(전라북도 축산위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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