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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진청 부지매입, 책임지는 자세 아쉽다

농촌진흥청 등이 엊그제 전북혁신도시 부지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많아 걱정이다. 이번 부지계약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방이전 논의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상황 따라 계약 해지'라는 특약규정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LH의 논의 결과를 봐가며 계약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사실상 정부의 의지가 의문시 되고 있다.

 

혁신도시 공동시행사업자인 LH·전북개발공사와 전북농촌진흥청 등의 부지매입 계약은 도민들이 반길만한 일이다. 농촌진흥청과 소속기관, 한국농수산대학은 혁신도시 621만7,000㎡ 부지에 1조9,300억원을 들여 2012년까지 이전을 마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농촌진흥청은 혁신도시의 중추적인 역할 및 '농업생명의 허브'라는 개발컨셉을 창출하게 된 원조기관으로써 기대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계약서에 '정책결정 변경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계약금 및 중도금은 국가에 반환키로 한다'는 특약조건을 달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물론 일반인의 계약과정에서야 어느정도 납득이 갈만한 사안이지만 정부시행사업으로선 비판과 의혹을 쉽게 떨칠 수 없다. 그거야 전북과 경남이 LH이전을 두고 분산배치안과 일괄이전안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고, 두 지역에서 농업지원군과 주택건설기능군의 맞교환이 제시된 상황에서 올바른 행위는 아니라고 본다.

 

국토해양부는 3월말 예정이었던 부지매매 계약이 그간 표류하면서 고육지책으로 내놓았을 것으로도 보인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정부정책이 바뀌면 계약해지할 수 있다는 이번 '방어'차원의 행위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전북의 입장에선 농촌진흥청 등의 부지계약서가 자칫 휴지조각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데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구속력이 없는 단순한 협약 성격의 계약은 그 후유증이 크게 우려된다.

 

국토해양부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LH문제가 어떻게 귀결되더라도 이번 계약은 이행이 되는 것인지, 결과에 따라 혁신도시에 돌아갈 불이익은 없는지 등 경우에 맞춰 어떻게 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앞만 보고 달려할 판에 전북도민들이 실체는 놔두고 그림자를 붙잡고 나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럴듯한 정책의 포장은 주민을 홀리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계약이 파기되는 일이 없도록 책임지는 모습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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