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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향녕의 인문학 에세이] 민심에 부응하지 못하면 좌든 우든 뒤집혀

최장집 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로버트 달 저 '미국헌법과 민주주의'

그러니까 한 3, 4년 전인가? 최장집 선생께서 어느 신문에 인터뷰를 하셨는데, 그때가 고 노무현 대통령 후반기였다. 민심이 노무현 정권에서 멀어졌던 그때, 최장집 선생은, "민주주의에서는 이 당에서 저 당으로, 저 당에서 이 당으로 정권이 바뀌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아주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총명함을 내뿜는 안광과 함께 담긴 깊은 사색의 아우라를 풍기는 노학자의 혜안은 좌나 우, 보수나 진보라는 정치적 입장에 따른 상황인식이 종종 초래하는 조급함을 덜어내고 어떤 것이 민주주의인가, 무엇을 위한 민주주의인가를 차분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민심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권은 좌든, 우든 뒤집어지게 마련인 것을. 보수든 진보든,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으로 한나라당이 정권을 넘겨주었을 때, 다시 10년 뒤 민주당이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겨주었을 때 가졌던 허탈함을 느낌 사람이라면 최장집 선생의 한 마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권은 빼앗고 빼앗기는 물건이 아니다. 애당초 자기들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최장집 선생의 말은 바로 정권의 주인은 따로 있다는 뜻이었다.

 

우선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후마티타스)인데, 지난달에 개정판이 나왔다. 민주주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민심이 고정된 실체가 아닌 민암, 즉 위태로운 존재이듯이. 그러므로 민주화 이후에도 민주주의가 고민되어야 한다. 더욱이 요즘은 민주주의를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또 근대 민주주의의 핵심인 헌법(憲法)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재미있는 책으로, 로버트 달 저, 「미국헌법과 민주주의」(박상훈 등 옮김. 후마티타스. 원제는 How Democratic the American Constitution)가 있다. 교과서에서 헌법 조문 몇 개만 배운 우리에게 시민이 알아야할 헌법을 일러준다. 최장집 선생이 곡진하게 서문을 써서 독자들의 이해를 도와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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