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가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일제히 치러졌다. 이번 평가가 치러진 첫날인 13일, 전국에서 433명이 결시했다. 전북에서는 31개 학교 179명이 시험을 보지 않았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이들은 대신 교내에 별도로 마련된 교실에서 대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속담 골든벨, 책 읽고 독후감 쓰기, 수학문제 풀기, 영어단어 쓰기 등의 수업이 그것이다.
당초 예상에 비해 시험을 거부한 학생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파장은 만만치 않다. 특히 결시학생의 출결문제를 둘러싸고 일선 학교에서 혼선을 빚고 있어 이의 해결이 시급하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공문을 보내 일제고사 참여를 독려하고 미참여 학생을 결석처리토록 지시했다. 이에 반해 김승환 교육감은 "일제고사 미응시 학생에 대해서는 대체 프로그램을 실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일선 학교에서는 어느 쪽의 지시를 따라야 할지 몰라 곤혹스런 상태다.
이러한 현실은 6·2 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상당수 당선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결국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 교육청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갈등을 슬기롭게 조정할 제도적 장치도 없다. 법률 조항 역시 명쾌하지 못하다. 초중등교육법 제9조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근본적으로 취지와 방법에 대한 입장도 다르다. 교과부는 전수평가를 통해 학력이 떨어지는 학교를 파악해 재정 등을 지원하고 기초학력 미달학생들에 대한 보충교육을 실시해 학력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반면 진보 성향 교육감이나 전교조 등에서는 평가의 부작용을 강조한다. 즉 아이들에게 시험 부담을 가중시키고 학교와 학생을 줄 세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표본추출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시험을 둘러싸고 부작용이 없지 않다. 교사들까지 시험경쟁에 휘말리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생을 밤 늦게까지 붙잡아 놓고 문제풀이를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평가 자체를 문제 삼는 것 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평가의 장단점과 국민여론, 다른 나라의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