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은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에 대한 자율형 사립고 지정을 철회하겠다고 밝히고 학교측에 통보했다. 학교 의견을 수렴한 뒤 9일 최종 결정을 내린다. 절차를 밟는 셈이지만 사실상 취소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교과부는 이같은 방침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위반이라며 시정명령을 내린 뒤 직권으로 처분을 취소할 예정이다.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이런 사태는 이미 예견됐었다. 지방선거 당시 김승환 교육감을 비롯한 후보들이 최규호 전 교육감에게 "자율고 지정 문제는 차기 교육감에게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 전 교육감은 자율고 지정을 강행했다.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는 전북 정서와 동떨어진다. 요건을 갖추더라도 절대 내주지 않겠다"던 최 전 교육감이 퇴임을 불과 한 달, 교육감 선거를 이틀 앞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자율고 지정을 강행한 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어쨌든 우리는 취소권한 등 형식적인 틀과 관련한 논쟁에서 벗어나 본질적·실질적인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두가지 점에 주목한다. 하나는 자율고 지정 취소 사유가 적합한 지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자치 시대에 전북의 여건과 정서상 자율고 지정이 바람직한가의 문제다.
전북교육청이 제시한 자율고 지정 취소 사유는 세가지다. 학교법인의 법정부담금 납부 가능성이 불확실하고, 평준화 정책의 근간을 흔들 사안을 주민의견 수렴 없이 강행했으며, 지역내 교육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옳은 지적이다.
두 학교는 2009년 자사고 신청 때도 해당 법인의 재정부담능력 문제 때문에 거부됐다. 올해는 법인전입금의 바탕이 되는 수익용 기본재산이 일부 보완됐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따라서 일반 고교의 3배나 되는 수업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결국엔 자율고로의 쏠림현상이 평준화의 틀을 깨뜨리고 교육 불평등도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같은 여건과 지역적 정서는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교과부는 법리논쟁을 촉발시킬 게 아니라 민선 교육자치라는 시대적 흐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학생모집 공고를 하는 마당에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이 나와 혼란스럽지만 잘못된 단추는 바로 꿰어져야 한다. 지역사회와 학교, 학생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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