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본명 김호경ㆍ27)의 6집 '태이(太利)'는 그의 가수 행보에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6집이 테이라는 이름으로 내는 마지막 정규 음반이 될 것이며 이 음반을 끝으로 자신을 데뷔시켜준 음반제작자와 좋은 뜻으로 결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보컬과 작곡가, 연주자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6집은 테이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픈 음반이다. 그가 처음 프로듀서를 맡아 각별히 신경쓴 이 음반에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엽과 싱어송라이터 에코브릿지가 결성한 팀 '허니듀오'가 작곡가로 참여했다.
허니듀오와의 곡 작업은 의외였다.
"제가 평소 선보인 팝발라드는 직업을 위한 장르였고 평소 노래방에 가면 솔 장르의 정엽 씨 음악을 즐겼어요. 솔이 가미된 음악을 해보고 싶었기에 마지막 정규 음반 작업이 지루하지 않겠다는 기대를 갖게 됐죠."
그러나 작곡가의 색깔보다 테이의 음색이 주는 굵고 묵직한 힘이 더 강해 작곡가의 스타일에 끌려가진 않았다.
허니듀오가 작곡한 타이틀곡 '미쳐서 너를 불러'는 미디엄 템포의 솔 장르로, 감성적인 멜로디에 클래식 기타 소리가 애잔한 느낌을 더한다. 또 다른 곡 '별'도 허니듀오의 곡으로 잔잔한 전반부와 점점 강해지는 후반부의 사운드가 감정의 흐름을 선명하게 전달한다.
그러나 이 두곡 외에 테이의 자작곡 '위안'과 그가 작사한 '다시...안녕' 등 전반적인 수록곡들은 건반과 기타가 멜로디를 이끌어 사운드가 심플하다.
"고등학교 시절 록밴드를 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포크 음악인 것 같아요. 제 음악의 뿌리가 록이지만 대중에게 록을 선보일 자신은 없거든요. 제가 만들 프로젝트팀도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처럼 포크를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살사 등을 접목해 장르 구애없이 유쾌한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 시점에서 이러한 선택을 하는 이유가 있을 듯했다. 지난 두장의 음반 성적이 흡족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2004년 데뷔한 테이는 발라드의 계보를 이을 중량감 있는 보컬로 꼽히며 4집까지 승승장구했다. 1집 타이틀곡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와 2집 타이틀곡 '사랑은...하나다', 3집 타이틀곡 '그리움을 외치다', 4집 '같은 베개'까지 유명 작곡가 황세준과 작업해 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음악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는 5집부터 상승세가 주춤했고 지난해 낸 5.5집도 아쉬운 성적이었다. 심지어 대중은 그 변화도 감지하지 못했다.
"4집까지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어요. 그런데 걸그룹이 득세한 5집 때부터는 완만하게 내려가는 느낌이었죠. 일적인 면에서는 하락세였지만 곡의 반응에 대한 제 체감은 늘 같았어요. 단지 음악 흐름을 고려할 때 지금 테이로 발전하는데 무리수가 있다고 판단했죠. '아티스트이고 싶다'는 겉멋 든 고집도 결코 없어요."
그렇기에 테이를 완전히 버리는 건 아니다. 그는 다른 에너지를 보여주고 다시 돌아와 테이와 프로젝트팀, 두 갈래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 이런 생각은 5집부터 했고 그는 3년째 꾸준히 곡을 쓰고 있다.
테이로 산 지난 6년을 돌이켜보면 그는 데뷔 초기 때로 돌아간다고 했다. .
"데뷔곡으로 가요 프로그램 1위를 했을 때 사장님과 엉엉 울었어요. 시골에서 저를 발탁한 사장님 덕택에 1위에 오르며 이때부터 진지하게 가수의 꿈을 꾸게 됐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커진거죠."
그러나 가수가 되겠다는 심적인 준비가 부족했기에 남모를 혼란도 겪었다.
그는 "당시 대중이 실망하면 그 감당을 못할 것 같아 사랑받는 게 무섭고 두려웠다"며 "외모가 별로라는 생각에 사진 찍히는 것도 싫어 3집 때는 대인기피증도 생겼다. 사실 난 그간 이렇게 잘 된 게 부담스러웠던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상태가 무척 좋다"고 웃었다.
지난해 SBS 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통해 연기에도 발을 들인 그는 화면 안에서 자신의 모습이 자연스럽도록 제대로 연기를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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