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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합과 어울림으 美學

김무철(전라북도도립국악원 학예연구원)

 

우리나라에는 1000여 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있다. 질적으로나 규모면에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문화예술축제도 더러 있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거나 '동네잔치' 수준에 머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실속 없는 축제들은 곧 축제의 정체성 논란과 혼란 속에서 소리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렇다면 80년의 역사를 지닌 브라질 리오의 삼바축제, 200년 전통의 독일 뮌헨의 맥주축제, 60년의 일본 삿포로의 눈축제 그리고 63년과 66년의 역사를 간직한 프랑스 아비뇽 축제와 스페인 토마토축제 등 세계적으로 성공한 축제들을 어떠한가?

 

우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또 축제가 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또한 지역민들의 집단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연방식을 띠는 지역개방형 축제다. 고성, 성당과 같은 유적지로부터 거리, 광장 등을 무대로 활용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등 축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이 그 지역의 역사와 특색을 살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현재 진행형의 축제, 미래지향적인 축제, 지속가능한 축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고장에는 전주대사습(全州大私習)놀이가 있다. 우리나라 축제의 65% 이상이 90년대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탄생함을 감안할 때, 이제 우리는 전주대사습놀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나 상징적인 의미로 보나 전주대사습놀이를 축제형 행사로 확장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우리 지방이 치르고 있는 많은 축제들을 통합하여 관광상품과 연계하는 패키지상품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시점이 아닌가 싶다. 마상궁술대회, 通人물놀이, 백일장 등의 무예놀이와 민속예능놀이마당을 마케팅해 보자. 그리하여 걸쭉한 막걸리, 비빔밥, 콩나물국밥의 객주집에서 아니 한옥마을에서 情을 담아 소통하는 집단적, 예술 오락적, 관광을 포함하는 세계적인 놀이판, 축제를 벌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오랜 세월 묵묵히 지켜온 우리들만의 옛 놀이마당의 신비로움을 정성껏 손질하여 운치 있는 한국 이미지로 브랜딩(Brending)하는 것이다.

 

최근 전주대사습놀이를 한스타일과 연계하여 범정부적인 세계축제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대사습의 화합과 소통의 기능, 일상의 억압에서 해방되는 공간의 기능, 지역과 집단의 이미지를 상승시킬 수 있는 기능들을 조합한다면 경제적, 정치적 기능까지 두루 포함하게 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직 전주대사습의 원형을 고증해 낼 수 있는 문헌이나 자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역사성과 전통성을 주장함에 있어 한계가 있으나, 다행히 미흡하지만 「全州大私習史」에 참고할 만한 언급을 근거로 대사습 안에 지역의 중복된 소재의 축제들을 통합하여 판소리 대회와 각종 꺼리(난장, 막걸리, 한지, 새만금 등)를 콘텐츠에 담는다면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풀어야 할 난제도 있다. 조직운영과 대회운영 방식의 개선 등 개방형 축제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수적일 것이다. 아울러 문화예술 기획 및 경영과 운영의 전문성 확보와 함께 변화와 개혁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전주대사습놀이를 한국전통문화를 종합하고 대표하는 축제상품(한국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축제)으로 공감한다면,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지금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김무철(전라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원)

 

/ 김무철(전라북도도립국악원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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