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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현주엽의 재활의학 유학 - 김재호

김재호(경제부장)

얼마전 프로농구 스타 출신 현주엽씨가 재활의학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는 기사가 떴다. 선수시절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구단은 물론 수많은 농구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현씨가 농구 지도자 수업이 아닌 '재활의학 유학'을 간다니….

 

하지만 그가 재활의학 유학을 떠나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수긍이 간다.

 

그는 34세 나이로 지난해 은퇴하기 전까지 수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무려 4회의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고통과 좌절감에 시달렸다.

 

그는 지난해 은퇴 기자회견에서 "누구보다 부상으로 힘들었다. 직접 재활의학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준비 끝에 현씨는 스포츠의학 전문센터 제이디아이(JDI)의 주선으로 최근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미국 앨리배마주에 있는 미국스포츠의학연구소에서 본격적인 재활의학 관련 공부를 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많은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 한다. 동네를 오가다보면 휠체어에 탄 사람, 전통휠체어를 타고 도로변을 주행하는 사람, 공원이나 산책로를 걷다보면 기우뚱 기우뚱 힘겹게 자세를 유지하며 재활운동에 안간힘을 쏟는 사람 등. 보통 허리를 삐끗해 일어나는 부상에서부터 농구, 배구, 축구, 족구, 배드민턴, 테니스, 골프 등 운동을 하다가 무릎인대나 허리 등을 다쳐 고생하는 스포츠 부상이 있다. 또 갑작스럽게 엄습한 뇌졸중, 머리를 심하게 부딪쳐 발생하는 외상성 뇌손상, 퇴행성 뇌질환, 오십견 등에 이르기까지 팔다리 등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부상으로 인해 우리는 너무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현주엽이 무릎 부상으로 인해 다 잡은 우승컵을 놓치는 등 얄궂은 현실 앞에서 얼마나 좌절감이 컸으면 '재활의학 수업'을 떠나겠는가.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면서 스포츠부상, 중추신경계부상 등도 수술과 재활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다. 맨유 박지성 선수도 부상을 겪었지만, 지금도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산소탱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 대학병원의 재활의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뇌졸중 발병 후 1년이 지난 환자가 '제 다리가 꼼짝 하지 않습니다. 다시 걸을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충분히 걸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교수는 지난 2007년 가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6개월이 지나 찾아온 60대 여성 환자를 자신이 개발한 기구를 이용한 걷기 재활치료를 받게 한 뒤 걷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자는 지난해 10월께부터 발목과 허리, 좌골 부위의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 적이 있다. 정형외과와 재활의원 등을 다녔지만 8개월여만인 지난 6월경부터 지긋지긋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기자가 의사의 반응을 살펴보니, 정형외과의는 염증과 골절 여부에 관심이 컸고, 재활의학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통증 호소에 대해서는 '움직이지 않으면 나아지니 조심하라'는 정도였다. 재활의원을 찾으니 통증 치료에 비교적 전문성을 갖춘 듯 했다. 하지만 전문 재활장비는 부족해 보였다. 보다 전문적이고 특화된 진료와 장비 등을 갖춘 재활의학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우리는 항상 장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루 수십건씩 발생하는 교통사고 환자들을 보라. 부상도, 재활치료도 절대 남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가 낙마한 것도 예방을 게을리 한 탓이다. 사람 일이란 게 건강이든 정치든 고통을 치료하는 기술과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준비운동과 식습관 개선, 정직한 생활자세가 먼저이다.

 

/ 김재호(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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