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를 세 차례나 평정했던 '핑크색 미녀군단' 흥국생명이 컵대회에서 처음으로 축배를 들었다.
흥국생명은 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끝난 수원ㆍIBK 기업은행 컵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국가대표 공격의 핵 거포 김연경(JT 마블러스)과 세터 김사니의 찰떡궁합을 앞세워 도로공사를 3-0(25-21 25-20 25-20)으로 물리쳤다.
예선과 준결리그에서 각각 2승씩 올렸던 흥국생명은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일궜다.
2005-2006 시즌, 2006-2007시즌, 2008-2009시즌 등 정규 시즌에서 세 번이나 정상을 밟았던 흥국생명은 2006년 컵 대회가 시작된 이래 이날 처음으로 샴페인을 터뜨렸다. 우승상금은 3천만원이다.
양팀 합쳐 최다인 15점을 퍼부은 김연경은 기자단과 전문위원회 투표에서 33표 중 28표를 얻어 최우수선수로 결정돼 상금 200만원을 보너스로 챙겼다.
지난 정규 시즌에서 4위에 그쳐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했던 흥국생명에 다시 영광을 안긴 주역은 김연경과 '이적생' 김사니였다.
일본프로배구 JT에 임대된 김연경은 정규 시즌 전 몸 풀기 차원에서 '친정'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나섰고 한 뼘 높은 고공강타와 화끈한 스파이크를 선보이며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나섰다.
자유계약선수(FA)로 흥국생명과 3년간 계약한 세터 김사니는 지난 시즌 KT&G를 우승으로 이끈 '우승청부사'답게 노련한 볼 배분으로 흥국생명의 막강한 창을 더 돋보이게 했다.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김연경과 김사니의 궁합은 1세트부터 빛을 발했다.
1세트 1-4까지 뒤진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강타가 살아나면서 금세 전세를 뒤집었다. 김연경은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1세트에서만 6점을 퍼부었다.
2세트에서도 13-12로 쫓긴 상황에서 김연경은 강서브로 도로공사 리시브를 흔들었다.
곧이어 김사니가 오른쪽에서 솟구쳐 단독 블로킹에 성공했고 김연경이 다시 대각선으로 강서브를 내리꽂아 3점을 달아나며 흥국생명은 승기를 잡았다.
흥국생명은 3세트 16-16에서 김연경의 연속 강타와 상대 범실을 묶어 3점을 도망가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FA로 현대건설에 이적한 황연주를 대신해 흥국생명 라이트로 나선 주예나는 8득점을 올려 합격점을 받았다.
한편 도로공사는 2006년, 2008년에 이어 컵대회에서만 세 번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어창선 감독 부임 후 공수에서 짜임새가 몰라보게 좋아지면서 정규 시즌에서 판도 변화를 이끌 다크호스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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