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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꼴찌 정읍시청 검도, 전국최강 꺾다

남자일반 국가대표급 3명 포진한 관악구청 2승2무1패 제압 8년만의 첫승 감격

전국최강팀으로 꼽히는 관악구청팀을 꺾고 8년만에 첫승의 꿈을 이뤄낸 정읍시청 검도팀. (desk@jjan.kr)

제91회 전국체육대회 검도 남자일반 대진표가 발표되고 정읍시청 주석영 감독은 선수들에게 말했다.

 

"1회전만 통과하자는 각오로, 여기서 쓰러진다는 각오로 해보자."

 

도내 검도는 지난 7년간 전국체육대회에서 단 한차례 승리도 하지 못해, 전국 최약체로 치부되고 있었다. 그래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 감독은 3위 입상이라는 당찬 내부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1회전 상대가 너무 강했다. 지난해 대전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육대회 검도 남자일반에서 우승한 서울 관악구청 팀이 정읍시청의 1회전 상대로 결정됐다. 관악구청 팀은 국가대표 1명과 상비군 2~3명을 거느린 전국 최강의 팀이다.

 

지난 9일 경남 함양고운실내체육관. 드디어 결전이 시작됐다. 선봉 2위 중견 부장 주장 등 다섯 명이 차례로 실력을 겨뤄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이 승자가 된다.

 

정읍시청은 첫 경기인 선봉끼리의 대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는 무릎을 꿇으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다. 세 번째 중견끼리의 대결에서는 무승부. 그리고 부장끼리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이변이 시작됐다. 1승 2무 1패에서 맞은 마지막 승부. 정읍시청의 주장인 진인하는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정읍시청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만년 꼴찌 정읍시청이 전국 최강의 관악구청을 누르는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나 1회전에서 혼신을 다했기 때문일까. 정읍시청은 2회전에서 만난 부산체육회에 내리 3경기를 내주며 맥없이 탈락했다.

 

도내 검도는 1970년대 중반 전국체전 6연패를 기록하는 등 전국 최정상의 기량을 뽐내왔다. 하지만 7년여 전부터 실력과 지원 등이 급전직하해 이제는 전국에서 가장 만만한 상태로 전락해 있다.

 

2회전 탈락을 한 뒤 주 감독과 선수들은 짐을 싸고 정읍으로 돌아왔다.

 

"이러면서 조금씩 성숙해 가는 것 아니겠느냐. 상황이 열악하다고 탓만 할 게 아니라, 열악한 데서 한 발짝 올라가는 것이 좋은 상황에서 한 단계 오르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주 감독은 저녁식사를 하며 선수들에게 말했다. 선수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답했다.

 

그간 부진을 거듭하며 정읍시청 검도 팀은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스카우트 비용이 없어 선수 영입은 어렵고 심지어 조만간 팀이 사라진다는 괴소문마저 돌았다. 꼴찌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 주 감독과 정읍시청 검도 선수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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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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