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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의원 몫 숙원사업비 폐지돼야

예산 항목에도 없는 이른바 '지역숙원사업비'라는 명목의 예산을 놓고 자치단체마다 골치를 앓고 있다. 전북도의회는 의원별 연간 4억원씩 배정된 지역숙원사업비를 1~2억원 더 늘리고, 전북도교육청도 43명 도의원 전원에게 1억원씩 학교시설 투자사업비를 배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주시의회도 의원당 연간 5000만원에서 1억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고 익산시의회는 의원당 연간 8000만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집행부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뻔뻔스럽다. 이건 상식을 벗어난 행태이자 권한 남용이다. 지방의회는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이 적절한 지, 또 제대로 집행되는 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갖는다. 이런 기능을 수행할 의회가 집행부에 구걸하거나 압력을 행사하면서 자신들의 몫을 챙긴다면 과연 감시·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또 지역숙원사업비는 선심성 예산이다. 의원들의 리베이트 수단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검찰이 눈여겨 보아야 할 사안이다. 선심성 예산을 감시하고 부정한 돈거래를 차단해야 할 의회가 스스로 그럴 개연성이 있는 행태를 보인다면 누가 봐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의회가 도를 넘어선 이런 요구를 하는 건 예산심의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말을 듣지 않으면 각종 사업 예산에 딴지를 걸거나 단체장이 쓰는 예산에 제동을 걸기 때문에 집행부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의원 몫의 예산을 배려하는 잘못된 관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행을 깬 대표적인 사례가 이강수 고창군수의 경우다.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의원 몫의 예산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용기있는 단체장이 필요하다. 아울러 소신있는 의원들이 이런 선심성 예산을 거부해야 한다. 지방의회에는 소신있는 의원이 더 많다.

 

매년 예산 편성철이 되면 자치단체마다 돈 쓸데는 많고 재정은 한정돼 있어 고민한다. 이런 때 제대로 된 지방의회라면 내 몫 챙기기에 앞서 완급과 효율성을 따져 주민을 위해 예산을 편성하라고 주문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역숙원사업비는 폐지돼야 한다. 지방의회 스스로가 요구하지 않는 게 최선이고, 의회가 요구한다 해도 집행부는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 의회와 집행부가 짝짜꿍이 된다면 시민단체가 나서는 수 밖에 없다. 그런 의원이나 대표의원을 대상으로 주민소환활동을 펼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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