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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지역발전의 주춧돌로서의 지역문화

김민영(군산대 교수)

1960년대 이후 압축 성장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는 지난 반세기,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급속하게 이루어진 물질적 풍요와 효율 제일주의, 물질만능의 파도 속에서 불확실한 미래, 불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정신없이 바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곤 한다.

 

생활 전반이 기계적이고 몰개성적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경제발전이었는지 의문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 사회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발전만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며 문화적 성숙이 수반되어야 한다. 즉 문화적 발전을 동반하지 않는 경제의 발전은 그 자체로서 한계가 있다. 경제발전의 목적은 분명 사람들의 복지와 만족과 풍요로운 생활을 보장해 주는데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생산의 3요소로 토지와 노동 그리고 자본을 든다. 물론 기술이 중요하지만 이것은 이미 자본으로 환원되었던지 아니면 노동 속에 체화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20세기 후반 이후 본격화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일상생활에 파고들면서 문화와 예술도 산업발전을 유발하는 자본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정치와 경제에 밀려 항상 끝자리를 차지하던 문화가 대접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더욱이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부터 상품의 국제적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기술수준 외에 새롭게 '문화'가 부각되기에 이른다. 이제 문화적 기반 없이는 기술발전이나 경제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없게 되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사람들의 소비수준과 만족은 더욱 다양화되어 간다. 의식주 문제의 해결과 물질적 풍요 이후엔 정서적 풍요가 중요하게 부각되기 마련이다. 소비형태도 대량화, 획일화에서 다양화, 개성화, 고급화의 추세를 보인다. 당연히 인간의 감성적 측면을 중요시하게 되고 산업의 감성화가 촉진되기에 이른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는 인간의 창의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되고, 그만큼 아이디어가 중요한 자원이자 생산요소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창의적 아이디어는 풍부한 문화적 기반에서 기대할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문화를 생산하고, 이해하고, 소비하고, 향유하는 과정에서 길러지기 때문이다.

 

이미 각 나라는 물론 지자체들도 고유의 문화와 예술을 국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간주하기 시작했으며, 지역문화를 토대로 지역의 경쟁력 향상과 활성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

 

또한 문화의 시대를 넘어 문화콘텐츠 개발의 시대가 되었다. 문화자원, 즉 원천자료 그 자체로는 박제된 박물관에 불과하다. 원형을 문화콘텐츠로 가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문화의 원형 또는 문화적 요소를 발굴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 매체에 결합하는, 새로운 문화창조의 시대를 맞은 것이다.

 

전라북도는 자타가 인정하는 '문향(文鄕)'이자 '예향(藝鄕)'이다. 산악문화권, 농경문화권, 새만금 해양문화권 등에 스며져있는 지역의 문화적 요소는 지역발전의 빛나는 주춧돌이다.

 

고인돌에서 고도(古都)를 거쳐 벽골제에 이르는 세계문화유산, 덕유산, 지리산, 내장산에서 변산반도까지의 국립공원과 고군산군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은 물론 한식에서 한옥 등에 이르는 전통문화, 근대문화유산 등 지역문화의 장소성을 체계적으로 점검하여 지역발전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문화와 융합함으로써 더욱 업그레이드된 전라북도의 독특한 아우라(Aura)가 느껴지는 지역발전을 소망해본다.

 

/ 김민영(군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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