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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옥마을 슬로시티 지정 이후의 과제

무한경쟁 시대인 현대사회에서 속도는 최고의 경쟁력이다. 이처럼 속도에만 끌려가는 세태를 거부하고 느리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운동이 '슬로시티(Slow City)운동'이다. 전주 한옥마을이 지난 27일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 부터 슬로시티로 지정받았다.

 

전주 한옥마을의 슬로시티 인증은 도내에서는 처음이자 국내에선 7번째, 세계적으로 133번째이며, 인구 5만명 이상의 도시로서는 세계 최초다. 국제연맹은 한옥마을이 국내 유일의 전통 한옥촌이며, 조선왕조 발상지이자 한국음식을 대표하는 비빔밥등 슬로푸드 콘텐츠와 함께 한지와 판소리등 한스타일의 본고장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통을 보존하고, 지역민 중심과 생태주의등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슬로시티 의미와 부합돼 있음을 인정받은 셈이다.

 

전주 한옥마을이 올해 처음 문화체육관광부로 부터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데 이은 경사라 할 수 있다. 슬로시티 지정으로 전주 전통문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는 물론 한옥마을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앞으로 관광활성화도 기대된다.

 

슬로시티의 지정 취지는 말 그대로 유유자적한 느림의 도시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한옥마을의 부정적 실상이 점차 도를 지나칠 경우 이같은 취지를 훼손시키지나 않을까 우려된다는 사실이다. 주차난과 교통체증으로 보행자들의 걸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 도로변의 급속한 상업화도 걱정거리이다. 커피숍등의 번창은 패스트푸드를 거부하는 슬로시티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 또 각종 문화시설등 하드웨어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골목길등의 스토리텔링 즉 소프트웨어는 아직 부족하다. 관광명소화 되면서 주민들 주거요건의 악화도 우려된다. 이밖에도 목조건물이 많은 마을 특성상 화재에 취약한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전주 한옥마을의 슬로시티 지정은 지안 루카 마르코니 국제슬로시티회장의 언급처럼 전통적 가치에 현대를 접목한 점이 주목받은 것이다. 전통 보존에 우선적 가치와 순위를 두어야지 관광진흥이나 돈벌이에 치중하면 본말이 전도될 수도 있다는 뜻일 것이다. 보행권 확보등 슬로시티 지정 취지를 살리는 대책을 소홀히 할 경우 4년뒤 있을 재평가에서 자칫 지정 취소될 소지도 있다. 전주시는 슬로시티 지정에만 만족하지 말고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실천에 옮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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