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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형칠 4주기 '고맙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 균섭' '내 아들 보고 싶다 형칠아'

 

겨울바람이 한층 차가워진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충혼당 앞에는 커다란 사진 액자가 세워졌다.

 

너털웃음을 짓고 있는 주인공의 얼굴 주변에는 4년이 지나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못다 한 말을 꾹꾹 눌러 쓰고 있었다.

 

이날 현충원에서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 대표로 참가했다가 불의의 낙마 사고로 사망한 고(故) 김형칠의 4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거창한 행사는 없었지만 김형칠을 추억하는 가족, 친지들과 승마 동료 등 30여 명이 참석해 함께 절을 올리고 그의 사진과 영상을 보며 고인을 떠올렸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딴 김균섭(29.인천체육회)도 스승이자 동료였던 삼촌에게 글로 나마 인사를 보냈다. '고맙습니다'라는 짧은 한 문장이었지만 마음은 복잡해 보였다.

 

김균섭은 "광저우에 다녀오자마자 메달을 들고 이곳에 왔었다"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오지만 항상 사진 속의 표정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날은 유난히 활짝 웃고 계셨다"고 돌이켰다.

 

그는 "제가 성격이 밝아 누구나 다 친하게 지내지만 삼촌만은 늘 엄하고 어려웠다"면서 "그런데도 이번만큼은 따뜻하게 '축하한다' 말하는 것이 들렸다"고 말했다.

 

한국 승마 대표팀은 4년 전 슬픔을 떨쳐내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해 4회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김균섭이 출전한 마장마술은 4회 연속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다.

 

이번 대표팀이 김형칠에게 갖는 마음은 누구보다도 각별했다.

 

도하 대회 당시 김형칠이 속한 종합마술팀을 이끌었고 광저우에서는 국가대표 총감독을 맡은 김홍철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보고 싶은 우리 형…"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황영식(20.한양대)은 "코치님이 같이 안 계셔서 슬프다"면서 "한국팀을 영원히 지켜주셨으면 좋겠다"며 하늘을 올려봤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21.갤러리아승마단)도 "4년 전 나는 대표팀의 막내였고 김 코치님은 맏형이라 항상 자상하게 챙겨주시고 '말을 탈 때 겸손하라'고 가르쳐 주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지난 10월에는 음주 소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최근에는 아버지가 검찰조사를 받는 어수선한 상황에도 김동선은 "집에서는 평상시대로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앞으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형칠이 잠든 곳에는 '영원한 승마인'이었던 그의 생전 경기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머니 마정례(77) 씨는 '내 아들 보고 싶다'는 글로 그리움을 담아내기에는 부족했는지 화면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봤다.

 

조카 은정(21) 씨도 "큰아버지는 정말 가정적이고 따뜻한 분이었다"면서 "지금도 무척 보고 싶다"며 사진 앞을 떠날 줄 몰랐다.

 

김균섭은 "이제 잊혀질 만도 한데 여전히 많은 분들이 삼촌을 기억하고 이곳에 오셔 기분이 좋다"면서 "하늘에서 보고 삼촌도 좋아하실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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