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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내버스 보조금은 '눈먼 돈'인가

도내 버스노조 파업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벌써 8일째 파업이 계속되면서 자기 차를 갖지 못한 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엄동설한의 추위까지 겹쳐 시민들의 불만이 비등점을 넘어서고 있다.

 

임시차가 운행되고 전주시 중재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다지만 노사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돼 당분간 불편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파업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보조금이다. 세금으로 수익성 없는 노선이나 벽지노선, 무료환승 등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이 돈이 전주시의 경우 5개 업체에 111억 원(전주·완주 요금 단일화 손실보전 포함)에 이르며, 익산시가 3개 업체에 65억 원, 군산시가 2개 업체에 49억 원, 남원·김제·정읍시가 각각 1개 업체에 20억 원 안팎이다.

 

문제는 이 돈이 투명하지 못하고 방만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통상임금이 34억 원에 이르는 한 버스업체의 경우를 보자. 이 회사는 회장과 사장이 형제간으로 고임금을 받고 있고, 외제승용차를 회사 공금으로 굴리는 등 극심한 모럴 해저드를 보였다. 그런데 전주시는 올해 36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한마디로 수사받아야 할 대상이다.

 

버스업체의 한 경영인은 "보조금이 100여 억원에 달하는 반면 버스 기사의 연봉을 합하면 96억 원 정도인데 왜 맨날 어려움을 호소하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결국 그동안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주먹구구식 행정을 폈다는 얘기다. 보조금 지급이 일주일 단위로 노선별 수입금과 탑승인원 등을 조사하는 시내버스 경영진단 용역을 통해 결정되는데, 이 용역이 형식적으로 진행돼 자료를 신뢰할 수 없는 것도 큰 문제다. 버스업체들이 보조금을 신청하면 자치단체는 회사 요구대로 집행해온 셈이다. 그러니 노선조정이나 시민 불편에 귀 기울리 없다.

 

이러한 사실들은 지난 8월 국민권익위가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운송원가를 부풀리거나 각종 수입금을 누락시켜 보조금을 부당 수령하는 등 제도 악용사례로 적발된 바 있다. 또 버스 운송원가 산정기준을 법령과 조례에 규정하고 각 자치단체가 선정한 외부 회계법인에 의한 회계감사를 시행하도록 했으나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번 파업사태를 계기로 보조금 문제가 투명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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