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회가 '유통산업발전법'에 이어'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을 처리함에 따라 수년째 논란을 빚어오던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안이 일단락됐다. 이미 문을 연 SSM 은 소급 적용되지는 않지만 추가 개점을 규제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이 규제법안에 중요한 내용이 빠져 있다.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법안 제출 당시에도 지적됐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도내에 진출해 있는 대형마트 6개 업체들은 1년내내 밤 12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이를 제한할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는 것이다. 이미 목좋은 곳 대부분을 차지해 문을 연 대형마트들의 이같은 밤중 영업에 재래시장은 물론 아파트나 주택가 주변등 지역상권은 갈수록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지역상권의 몰락현상은 전주시의회가 밝힌 매출액 대비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주시내 1400여개 영세점포의 연간 전체 매출액이 1489억원에 불과한 반면 5개 대형마트의 연간 매출액은 4437억에 달한다. 공룡같은 대형마트의 위세앞에 영세한 지역상권의 끝없는 몰락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마트의 자정까지 영업은 재래시장이나 중소 영세업자들의 생존권 위협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증가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밤늦은 시간까지의 화려한 조명은 국가의 에너지 시책과는 완전 배치된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아 에너지의 97%를 수입해 쓰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에너지 낭비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근로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휴일도 없이 대부분 서서 일하다 보니 근로자들은 겹치는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자정에 문을 닫고 퇴근하면 버스편도 끊겨 불가피하게 택시를 이용해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해온 전주시의회 의원들이 급기야 시내 한 대형마트 앞에 대형천막을 치고 농성에 나섰다. 말로만의 요구가 성과가 없자 주민의 대의기관이 거리로 직접 나선 것이다.
유통업간의 이해 조정을 위해 설립된 기구가 유통업 상생발전협의회다. 협의회는 대형마트들과의 협의자리를 마련해 조정을 끌어내기 바란다. 경쟁이 심한 대형마트 특성상 어느 한두 업체만 단축하기는 힘들 것이다. 대형마트는 시의회의 충정을 시민의 목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역과의 상생 차원에서 영업시간 단축과 휴업일 제정을 검토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