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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공정무역은 과연 공정한가

● 주제와 교과로 정복하는 논술[90]-제시문

커피산업의 시장 독점과 가격 조작. 농부들의 불이익을 다룬 영화 '블랙골드' 의 한 장면. (desk@jjan.kr)

■ 생각의 폭을 넓히자 - 제시문

 

【가】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 값은 커피의 종류와 파는 장소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보통 한 끼 식사 값보다 비싸다. 그러나 커피 원두를 생산하는 농민은 농민노동자보다 형편없이 가난하다. 다국적기업이 엄청난 커피 판매 수익금을 차지하고서도 저개발국의 커피 원두 생산자들에게는 아주 적은 대가만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 섬의 토라자 지역의 커피 품종은 아라비카 종으로 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는 재배과정은 물론 수확과 조제에도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 커피 체리는 6월이 되면 노란색을 거쳐 붉게 익는다. 수확한 커피 체리는 겉껍질과 과육을 기계로 벗겨낸다. 끈적끈적한 커피콩은 마당에 널어 적도의 햇볕에 잘 말려야 한다. 딱딱하게 마르면 절구에 빻아 깍지를 깨고 속 알갱이를 골라내 다시 건조시킨다.

 

이런 중노동을 하는 커피농장의 농부들은 하루 담배 한 갑과 3천 루피(390원)을 받는다. 하루 중 두 번 쉬는 시간에는 커피가루를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설탕과 함께 물에 타서 마신다. 쓰고 달기만 한 커피는 맛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고 강도 높은 노동으로 잃어버린 에너지를 보충하고 지친 정신과 근육의 피로를 잊기 위한 각성제로 마시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원두값은 일주일에 한 번씩 트럭을 몰고 오는 중간 상인들이 결정한다.

 

그런데 공정무역업자라는 사람들이 느닷없이 나타나 옛날 식민지 시대에 플랜테이션 경영자들이 지은 죄악과 다국적기업들이 인계받아 계속 저지르고 있는 죄업을 대신 속죄하겠다며 시세보다 20~30퍼센트 값을 더 주겠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공정무역인가? 공정무역업자들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스스로 다른 자급의 길을 선택해 살아갈 수 있는 현지 주민들에게 아득한 식민지 시대부터 원주민 자신들의 필요가 아니라 식민주의자들의 취향과 착취수단으로 재배한 커피 농사를 계속 짓고 살라니? 언제까지나 선진 강대국의 억압과 지배, 선심에 의존해서 살아가게 하는 그게 누구를 위한 공정무역인가? 그것은 다국적 기업이 독점한 커피 시장에서 그 이익을 덜 남기는 것으로 틈새시장을 만들겠다는 또 다른 커피 상인들의 하나의 상술이지 결코 공정무역이라 할 수 없다.

 

현재 공정무역이 국제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퍼센트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도 나머지 99.9퍼센트의 커피 농장과 그 고용노동자 문제들을 이 공정무역으로 해결해갈 수 있을까?

 

【나】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커피산업 담당 공무원인 타테세 메스겔라라는 사람은 국제 커피시장의 내막을 알고 크게 분노한다. 생산지의 커피 값은 계속 떨어져서 커피 재배농민들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커피원료를 수입 가공해 파는 다국적기업들은 더욱더 수지를 맞추고 있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는 많게는 150번이나 팔고 사는 복잡한 커피 유통과정과 그 과정에서 세계의 커피시장을 장악한 다국적기업들이 얻는 이익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커피 생산농민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이런 부조리를 바꾸기로 작심했다.

 

1999년 6월 메스겔라는 35개 지역의 커피조합을 모아 '오로미아커피농업인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유기농재배'와 '공정무역'의 국제 인정을 받아 에티오피아 최초로 외국에 커피를 직접 수출했다. 이 조합은 조합원 10만 명에 연 매출 150억 원의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조합원들의 수익이 늘어남과 동시에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가입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야부나라는 에티오피아의 한 마을에서는 오로미아 커피조합의 배당금으로 수도 펌프를 사고, 어린이들도 대부분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이 추진하는 공정무역은 생산자가 제값을 받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인간다운 노동 조건, 직거래, 민주적이고 투명한 조직 운영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다】한국공정무역연합 박창순 대표에 의하면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소비가 모두가 윈윈하는 무역이라고 한다. 생산자는 유통과정(단계)을 줄인 직거래에 가까운 판매를 통해 물건 가격을 20~30퍼센트 정도 더 받을 수 있다.이런 공정무역을 통해 생활이 향상된 사람이 전 세계에 7백만 명에 이른다. 현재 이 공정무역이 국제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퍼센트밖에 안 된다. 만일 이것이 1퍼센트로만 늘어나도 1억 2천 8백만의 극심한 빈곤층이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고 한다. 농약을 살포해 다량으로 생산하는 다국적기업의 농산물과는 달리 소농가에서 생산하는 공정무역 농산물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제품이기 때문에 그것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득이 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윤리적 소비라는 것이다.

 

■ 논술문 작성하기 - 생각 정리

 

≪논제≫ 제시문 (가), (나)를 바탕으로 생산자를 위한 공정무역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제시문 (다)의 공정무역을 통한 윤리적 소비가 과연 윤리적인지에 대해 논하시오.(900자 내외)

 

■ 어떻게 설득할까 - 토론하기

 

- 공정무역은 과연 공정한가?

 

- 공정무역을 통한 소비는 과연 윤리적인가?

 

- 공정무역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보장해주는가?

 

- 공정무역은 과연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가?

 

■ 어떤 것이 출제됐나

 

경북대 2001 정시에서는 성장과 분배에 대해 출제되었다. 2003학년도 성균관대 정시에는 보편적 정의가 지배하는 세계시민사회에 대해 출제되었다. 2005학년도 한국외대 수시에서는 대의명분과 실리적인 측면에서 그 손익에 대해 출제되었다. 2006학년도 고려대 정시에서는 질서의 다양한 속성과 측면에 대해 출제되었다. 2007학년도 고려대 수시에서는 정의와 효율성에 대해 출제되었다.

 

공정무역은 경제의 한 영역이지만 꼭 경제적 측면에서만 존재하는 용어는 아니다. 무역과 소비는 우리 인류가 발달하면서 더욱 커진 영역이다. 우리는 이 무역과 소비에 윤리라는 옷을 입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누려온 문화가 혹시 비윤리적인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공정무역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때인 것이다.

 

■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 토론 거리

 

▲ 공정무역을 통해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제3세계 어린이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가?

 

▲ 공정무역은 인간의 얼굴을 공정무역은 가능한가?

 

▲ 공정무역은 저개발국의 자립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

 

▲ 공정무역을 통해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인가?

 

■ 어떤 교과와 관련됐나

 

▲ 사회문화 Ⅳ. 미래 사회의 전망과 대응

 

▲ 경제 Ⅴ. 세계 시장과 한국 경제의 미래 전망

 

▲ 한국 근현대사 Ⅱ. 근대 사회의 전개

 

▲ 경제지리 Ⅵ. 세계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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