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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프레임을 바꾸자

이경수(한국수자원공사 전북본부장)

 

프레임(Frame)은 보통 창문이나 액자의 틀 등을 의미한다. 인문학에서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으로 해석한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또는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프레임은 개인이나 조직, 나아가서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아저씨가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자동차의 매연가스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거리를 청소하는 일을 평생해온 사람이다.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일이고 말 그대로 3D 직업이다.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직업도 아니고 그렇다고 월급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의 표정은 늘 밝다는 점이다. 하루는 이를 궁금하게 여긴 한 젊은이가 이유를 물었다. 힘든 일일 텐데 어떻게 항상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느냐고. 환경 미화원의 대답이 의미심장하다.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 이것이 바로 행복한 사람이 갖고 있는 프레임이다. 환경미화원은 청소하는 일을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지구를 청소하는 일로 프레임하고 있었다. 이러한 프레임이 상위 프레임이다. 반면 돈벌이나 단순히 청소하고 있다는 프레임은 하위 프레임이다.

 

발전하는 사회나 조직의 구성원들에게는 이런 상위 프레임을 가진 자가 많다. 그래서 밝고 행복하고 창의적이고 재미있게 일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여러모로 제시되고 있고 일부는 실행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희망·긍정·행복의 프레임을 갖추는 일이다.

 

새만금 사업·IT·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 구체적인 사업도 중요하지만 지역을 이끄는 리더와 도민들의 프레임이 부정적·냉소적으로 되어 갈등과 반목을 유발하기 보다는 한 마음으로 뭉쳐 도와주고 서로 희망을 전해주는 상위 프레임이 필요하다. 내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더 큰 파이를 산출하여 미래에 더 큰 이익이 돌아오도록 양보하는 프레임이 중요하다.

 

전북지역의 경제발전에 회의적 시각이 많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떠나고 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지역 총생산액의 전국 비중은 1970년 6.7%에서 2009년 3%로 하락했으며, 1인당 GDP도 2009년 기준 1,573만원으로 전국에서 하위권이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수축 현상은 비단 전북지역만이 아니다. 영남지역 등 타 지역도 유사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돈과 사람이 수도권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재 상황을 타파할 묘수가 있는가?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그 원인부터 찾아 바꿔야 한다. 필자는 가장 먼저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위 프레임과 하위 프레임을 나누는 결정적 차이는 상위 프레임은 '왜'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은 '어떻게'를 묻는다는 데에 있다. 상위 프레임은 왜 이 일이 필요한지,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 비전을 묻고 이상을 세운다. 그러나 하위 프레임은 그 일을 해서 얻게 되는 이득이 무엇인지,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등을 묻고 추후 득실을 계산한다.

 

따라서 상위 프레임을 갖는 사람은 Yes라는 긍정적 대답을 자주하고 하위 프레임을 가진 사람은 No라는 대답을 자주한다. 상위 프레임은 자기 철학을 가지고 미래를 생각하는데, 하위 프레임은 자꾸 남과 비교하고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방어기제에 능하다.

 

전북지역의 경제상황은 도민과 지역 리더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향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전북지역 총생산액이 전국 비중의 2%대였던 것이 2009년 3%대로 올라섰다. 신묘년 새해에는 긍정과 행복의 프레임, 열정과 상상력의 프레임이 불꽃처럼 타올라 전북 경제가 깡충 뛰는 토끼처럼 생기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경수(한국수자원공사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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