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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방역 최전선…올 최악의 설 맞아

초소 24시간 비상근무…축산농가 인근 주민 이동제한·자녀 방문 금지

익산시 공무원과 지역 축산농가, 방역초소 근무자들이 최악의 설 명절을 맞게 됐다.

 

좀처럼 수그러들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구제역·AI 등 가축전염병 바이러스에 맞서 설 명절 연휴에도 24시간 비상근무에 나서야 하는 등 청정지역 익산 사수를 위한 사투를 계속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앞으로 다가올 설 연휴가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 확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설 맞이 특별 방역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귀성객들의 고향 방문 자제 등을 요청하고 나섰지만 인위적인 이동 통제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명절을 전·후한 이동통제초소의 운영강화는 물론 터미널·역 등지에서의 소독조 편성 등 자체적인 대안 모색에 나서면서 공무원들을 적극 활용한다는게 익산시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두달여째 이어진 한파속 방역비상근무로 이미 초주검이 된 익산시 공무원들은 이번 설 연휴에도 잇단 비상근무로 먼발치에서 부모님을 찾아뵙는 마음의 인사로 아쉬움을 달래야할 것 같다.

 

"전국 유일의 청정지역 유지를 위해서라면 어쩔수 없죠. 설 귀성을 빌미로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이 그 틈을 비집고 침입하면 그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이번 설은 없는 셈 칠 랍니다"

 

가축전염병이 창궐하면서 벌써 5번째 이동통제초소 비상근무에다 종합상황실에서의 2번째 철야근무를 벌인 바 있는 익산시 비전홍보담당관 이동영 실무관(42)은 구제역에 발목잡혀 설 명절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집안 제사 및 부모님 문안을 위해 본가인 고창과 처가집 전남 장흥을 다녀와야 하지만 설 연휴 비상근무 때문에 귀성을 포기했다는 이 씨는 부모님께 전후 사정을 얘기하고 귀향 나들이를 잠시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충남과 전북이 맞닿은 초접경지역인 망성면 제1이동초소에서 힘겨운 구제역 차단 방역 사투에 나서고 있는 이 마을 주민 소정우 씨(49)는 "그동안 명절때만 되면 일가 친척 등 40여명이 찾아와 차례를 지내 왔는데 올해는 전주에 사는 동생집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은 참석치 않기로 이미 통보해 예전과 다른 썰렁한 설 명절을 보내게 됐지만 가축전염병 유입을 우려해 하루 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축산농가들을 생각하면 잠시라도 방역초소근무를 중단할수 없기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축산농가들 역시 가축 전염병 예방을 위해 자녀들과의 만남을 포기하고 나섰다.

 

성당면 두동리에서 한우 100두를 키우고 있는 김명호 씨(58·한우협회 익산지부장)는 전주 등 객지에 사는 자녀 2명에게 최근 전화를 걸어 올해 설에는 오지 말라고 했다.

 

인근 다른 축산농가에게 혹시 누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다.

 

김 씨는 "구제역 때문에 잠시라도 방심할 수 없다. 손자들의 얼굴이 눈에 선하지만 우리 소는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그 어느해 보다도 쓸쓸한 명절이 될 것 같다"고 깊은 한숨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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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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