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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말로만 '강한 도의회' 못 만든다

'강한 의회, 일하는 의회'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9대 전북도의회가 강하지도 않고, 일도 별로 하지 않는 의회라는 부정적 평가에 부딪쳐 있다. 슬로건만 거창했지 내용물이 없다. 의장단을 성토하는 기류도 있고 자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9대 도의회가 '강한 의회'를 표방하고 나선 것은 지난 8대 도의회가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집행부에 대한 감시 견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집행부 들러리나 서는 의회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김호서 도의회 의장은 진정한 주민대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절박성에서 '강한 의회, 일하는 의회' 슬로건을 내걸었다. 집행부에 대해 할 말은 하고, 짚고 넘어갈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도 했다. 도민들은 "이제는 뭔가 일을 제대로 할 모양"이라며 도의회에 기대를 걸고 주시해 왔다. 그러나 출범 8개월째 접어든 현 시점에서 도의회가 보여준 것은 실망 그 자체다. 할 말은 하고 짚고 넘어간 게 무엇이 있는가.

 

김호서 의장은 연초에 전국에서 구제역이 창궐을 하는 데도 나몰라라한 채 관광업체 대표와 골프 여행을 다녀와 물의를 빚었다. 도단위기관장과 재경 인사들이 전북발전을 모색하는 신년하례회가 서울에서 열렸지만 이 행사에도 참석치 않고 골프여행을 우선시했다.

 

도민들은 공(公)보다는 사(私)를 우선시하는 사람한테 도덕적 신뢰를 보낼 리 없다. 강한 힘은 도덕적 권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발휘되는 것이다. 강한 의회는 말로 떠들어서 되는 게 아니다.

 

하대식 도의원(남원)은 집행부 인사의 부당성을 따지겠다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해 놓고도 회의 때에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과거 도의회는 의회 차원에서 인사특위를 구성해 부당 인사, 규정에 어긋나는 인사를 들춰내 박수를 받기도 했던 사안이다.

 

행정사무와 예산심의권을 무기로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를 의원당 몇억원씩 집행부한테 받아낸 것도 도덕성을 의심케 한다. 집행부한테 구걸하고 어떻게 집행부를 감시 견제할 수 있겠는가. 일문일답제·긴급 현안질문제 등 여러 집행부 견제 장치를 만들었지만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가 다 이런 연유에서다.

 

도민적 현안을 도의회에서 이슈화한 적도 없고 고작 성명이나 내는 판이니 도의회가 뭘하고 있느냐는 비판을 들어도 싸다. 이러한 때에 도의원 42명 전원이 참석해서 17일 간담회를 열고 뭔가 돌파구를 마련한다니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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