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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이 방으로…' 원룸 '방쪼개기' 기승

익산지역 대학로 주변 일대 불법개조 단속 절실

익산시 신동 원룸촌 일대가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은 원룸으로 주차난을 겪고 있다. (desk@jjan.kr)

원룸 임대사업이 짭짤한 수입원으로 인기를 끌면서 익산 지역 곳곳에 원룸들로 빼곡하다. 비교적 수요가 많은 대학가에서는 원룸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가구수를 늘리기 위한 '방쪼개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임대수익을 노린 원룸 불법개조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단속기관의 팔짱 낀 행정에 날로 극성을 부리면서 고질적인 주차난과 함께 화재 발생시 심각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어 철저한 지도단속이 시급하다.

 

16일 오전 10시 지역 대표적인 원룸 밀집지역인 익산시 신동 대학로 주변 일대. 최근 몇년 사이 원룸 수요가 증가하면서 타 지역에서 유학온 학생이나 독신자들을 겨냥한 다가구 주택들로 즐비하다.

 

이 중 4층짜리 한 다가구주택 건물은 1~4층 모두가 16가구가 입주해 있었다. 입주자들의 차량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원룸 주변을 둘러보니 골목 골목에 들어선 차량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입주자들의 차량이 들어서야할 자리에 새로운 방을 만들어 임대해 줬기 때문이다.

 

건물 외장재 또한 대리석 등으로 꾸며 산뜻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방 내부를 들여다 보니 4평도 채 안되는 공간에 침대, 화장실, 부엌 등으로 꾸며져 숨이 막힐 정도다. 층별로 2가구가 들어갈 면적에 4가구를 만든 탓이다.

 

1시간 가량 신동 대학로 주변을 돌다보니 셀 수 없는 원룸들로 가득하다. 주차장을 방으로 개조해 만든 원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옥상 건물에는 주인이 거주하는 듯한 방이 신소재로 꾸며져 그럴싸하다.

 

마지막 공사가 한창인 성모연립 인근의 A원룸도 사정은 마찬가지.

 

준공검사를 마쳤는지 주차장으로 이용돼야 할 1층 전체 공간이 투명유리로 가로막혀 있다. 방이나 상가 또는 사무실로 쓰여질 모양새다.

 

아이들의 쉼터인 신동 놀이터 옆 B원룸에서도 주차장은 눈을 씻고 봐야 찾아볼 수 없다. 1층 모두가 방으로 만들어져 주택이나 다름없다.

 

눈에 쉽게 들어오는 도로변 C원룸 역시 1층 한 켠은 주차장으로 또 다른 반절은 건물로 지어져 있다. 인기척이 없는 것을 보니 사무실로 사용되는 것 같다.

 

주차장을 방이나 사무실로 개조해 임대를 내주다 보니 입주자들의 차량들은 도로변으로 내몰릴수 밖에 없다.

 

익산시 신동 김모씨(45)는 "주차장 없는 원룸들이 마구 들어서다 보니 신동 대학로 주변 일대에 거주하는 상인과 주민들의 심각한 주차난으로 인한 생활불편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며 철저한 지도 단속을 요구했다.

 

다가구 주택은 주택 전체 층수가 3층 이하이고 연면적 660㎡(200평) 이하로, 19가구 이하가 거주하면 되지만 현행 주차장법에 따라 1가구당(60㎡이하) 0.8개면의 주차장을 확보토록 하고 있다.

 

건축업을 하는 최모(49)씨는 "건축주들이 법적으로 정해진 주차면수를 확보할 수 없자 일단 가구수를 적법하게해서 준공검사를 받고 나중에 가구수를 늘리는 식의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일부 건축업자나 부동산 중계업자들은 가구 분할 행위가 불법인줄 알면서도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매입을 권유하는 등 구매자들의 투자심리를 악용하는 사례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원룸 불법개조 행위는 주차난 가중 등 주거환경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화재발생시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불법 개조한 원룸은 건축법상 불법건축물에 해당되지만 강제철거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원룸 불법개조는 적발돼도 고발이나 이행강제금 부과 등 단순 처벌에 그쳐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준공 이후 자행되고 있는 건축물 불법변경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여 강력한 행정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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