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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원평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허호석 (시인·진안예총 창립회장)

 

요즘 교원평가, 체벌 전면금지 등 교육문제에 찬·반 논란의 목소리가 높다. 백년대계 우리 교육의 갈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평가란 사물이나 사람의 가치를 판단함이라 했다. 교원평가란 사람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뜻이 된다. 한 시간의 수업을 참관하고 그 교원의 인격과 가치관, 인생관까지 포함하여 그 사람의 가치 전체를 평가한다는 것이 되므로 잘못된 표현이다. 그러므로 교원평가라하지 말고, '교육평가' 또는 '수업평가'라고 해야 한다.

 

교원평가 문제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을까? 교육의 현장부터 들여다본다. 학생들의 수업 무관심이 학교체벌로 전이되면서 40만 전체 교사들의 행태로 몰아 학부모들로부터 부적절한 교사들을 퇴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등장하게 된 속내가 아니었던가? 학생의 수업 무관심의 근원으로 자기 잘못을 분간하지 못하거나, 반발하거나, 노력함에 무기력하거나, 과거도 미래도 없이 현실만을 추구하거나, 안일무사한 이기적 사고로 발전하게 된 공통분모는 일차적으로 부모의 가정교육 소홀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긴다.

 

이와 같은 책임을 남의 탓으로만 주장하는 사람들부터 먼저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는 그 분야의 수준높은 전문가가 수준이 낮은 자나 피교육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교사는 학교라는 인간공장에서 쓸모 있는 사람을 만들어 내는 기술자다. 공인된 교육의 기술자인 교사를 피교육자나 학부모가 평가 할 수 없다. 더욱이 한 시간의 수업도 도입단계, 전개단계, 정리단계, 평가단계로 이루어지는데 학생이나 학부모가 전문적인 교육이론을 모르는 상태인데도 평가하라고 시키는 건 우스운 일이다.

 

자녀가 중·고교에 다닐 경우 여러 과목을 학습하게 된다. 학부모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미술, 음악 등 모든 과목의 수업을 참관하고 담당교사들을 평가해야 한다. 교육전문가도 평가하기 어려운 것을 학부모에게 맡긴다는 건 아주 잘못된 방법이다. 시행되는 교원평가 방법으로 한 시간의 공개수업을 참관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10여가지 문항에 따라 '만족'·'불만족' 등으로 평가를 하게 되는데 애매하고 문제점이 많은 방법이다.

 

교사가 이미 평가 항목을 다 알고 보여주기 위한 수업으로, 점수를 따기 위한 수업으로, 준비와 연습을 하게 되는 맞춤형 공개수업은 쇼에 불과하다. 학부모들이 수업평가를 할 때 자기 자녀에게 관심이 있는 교사는 무조건 '만족'이고, 무관심한 듯한 교사는 '불만족'이 뻔하다. 평가를 하되 교육전문가나 동료들이 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교육은 사랑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진실로 교원평가는 평소 교육의 신념과 열의를 평가해야 한다. 평가를 받되 교육행정가를 비롯 유치원교사부터 대학교수까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교원평가를 실시함으로써 체벌교사도 줄이고 교육의 발전도 약속된다면 반대할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그 평가 방법에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교육의 질 향상보다는 후유증이 더욱 심하다는 결과를 예상해보아야 한다.

 

교육자치 시대가 열렸다. 교과부는 교육의 큰 틀만 추진하고, 작은 일들은 교육감에게 일임해야 한다. 의무도 아닌 권고사항인 교원 평가제를 밀어붙이는 것 보다는 법적 근거를 먼저 마련한 후 그것도 교육감에게 자율권을 주어 지역 특성에 맞게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 허호석 (시인·진안예총 창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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