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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지사 삭발, 정부 LH 이전 원칙 지켜라

전북이 뿔 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과 관련해 돌아가는 꼴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동남권 신공항 무산에 따른 영남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LH를 경남에 일괄 이전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전북을 심각한 위기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LH 이전 업무를 다룰 대통령 직속의 지역발전위원장에 영남 출신인 홍철 대구경북발전연구원장이 임명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버스 지난 뒤 손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김완주 지사는 어제 '범도민 비상시국 선포식'을 열고 "정부의 분산배치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분산배치를 위한 싸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한 뒤 삭발을 결행했다.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LH 이전은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분산배치가 정부 방침이었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2009년 4월16일 국회에서 분산배치 원칙을 밝혔다. 전북은 이 방침을 따랐다. 하지만 경남은 일괄배치를 요구했다.

 

정종환 장관은 경남쪽 정치권한테는 일괄배치를, 전북쪽 정치권한테는 분산배치를 언급하면서 좌고우면했다. 이명박 정부 최장수 각료인 주무장관의 소신도, 철학도 없는 줄타기 행태 때문에 토·주공이 통합된 뒤 18개월째 이전지 결정이 미뤄졌다.

 

정부가 제시한 분산배치 원칙을 정부 스스로 지키지 않는 대서야 어느 국민이 정부를 믿겠는가. 원칙도 기준도 없이 무슨 정책을 펴겠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참으로 답답하다. 원칙을 무시한 판단이 내려진다면 저항이 따를 것임은 필연이다.

 

지금 전북민심이 심상치 않다. LH 본사유치 비대위가 어제 분산배치 관철을 위한 범도민비상시국 선포식을 가졌다. 16일에는 LH 본사유치 출정식, 21일에는 서울에서 궐기대회를 연다. 내달 초에는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LH본사 유치 문화축제와 국회· 국토해양부 앞 1인 시위, 대통령 면담 추진도 병행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으샤으샤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했지만 왜 으샤으샤할 수 밖에 없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신뢰가 깨지고 결정이 정의롭지 못하면 으샤으샤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신뢰와 원칙이 바로 서면 민심도 제대로 굴러가는 법이다.

 

동남권 신공항 기준이 경제성이라면 LH 이전 정책의 판단은 약속이행과 혁신도시 조성 취지가 잣대가 돼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부는 분산배치 약속을 이행함으로 실추된 신뢰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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