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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북도의 자존심과 품격

김종훈 (한나라당 고창·부안 위원장)

 

전주 시내버스 파업이 4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시내버스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노인과 학생 등 교통약자들의 불편이 많았으며 파업이 장기화되자 시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극심해지고 있다.

 

이같이 파업이 장기화되자 시민들은 노사협상은 얼마나 진척이 되고 있는지,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 운수노조원들이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생활고 등으로 얼마나 많은 고충을 겪는 지 관심이 없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이 서울시 서초구의 한 교회에서 진행된 김완주 전북도지사의 딸 결혼식 당일 식장에서 버스파업 해결을 촉구하며 김 지사의 하객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버스파업의 경우 노사가 서로 대립하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근로자들이 힘이 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도지사를 떠나 자녀를 둔 사람으로 딸의 결혼식장 앞까지 집회를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전주 버스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민노총(전국 공공운수노조연맹)이 광역단체장를 상대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 될 수 있지만, 도지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 지인들에게까지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것은 전북도민의 한 사람으로 모멸감을 느끼게 한다. 도의회 의장과 도지사 지인들에게 욕설과 발길질을 했고 모래를 던지고 일부 하객들과는 실랑이까지 벌였다는 믿기 어려운 소식을 접하면서 전북도의 품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로 관혼상제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중요한 행사이자 축제로 여겨져왔다. 삼국시대 등 과거에는 임금의 결혼식에는 죄인을 방면하고 국가적인 축제를 여는 등 화해와 화합의 장으로 활용했다.

 

이같은 인륜지대사에는 하객으로 참석해 원수도 용서하고 덕담하는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회통념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민노총의 이번 행위는 부적절하며 특히 도내도 아닌 서울까지 찾아가 시위를 펼친 것은 지역발전과 화합 뿐만 아니라 전북도민의 자존심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 버스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승자는 없이 패자만 남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손실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고 민주노총이 현재 취하고 있는 투쟁방식은 상당 부분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운수노조원들이 지나치게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스스로 시민들의 지지여론을 봉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민주노총과 운수노조원들은 자신들의 파업 정당성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출퇴근 시간 무렵에 도로를 행진하는 시위를 펼쳐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높이고 있다.

 

또한 민노총 운수노조 등이 향후 투쟁방침으로 밝힌 전주 국제영화제 등에서의 시위나 집회도 되레 도내 여론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의 이미지도 나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폭력과 세 과시를 통한 여론몰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며 폭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보다는 현명한 투쟁을 통한 여론 형성이 필요하다.

 

경제적 약자라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권익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노동자들의 권익 때문에 그보다 더욱 고통을 받는 경제적, 사회적 약자들의 권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민노총은 물론 모든 국민이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기 위해 절제되고 품격있는 행동을 해야 하며 도민들도 전북도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내가 아닌 우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 김종훈 (한나라당 고창·부안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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