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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초 학생들, 꿈에 그리던 전태풍 만나다

"운동선수 중에서 전태풍 선수가 가장 좋고 그다음이 호날두예요."

 

"엄마가 전태풍 선수를 너무 좋아해서 엄마 것까지 사인을 두 장 받았어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용산구 이태원 1동에 있는 서울 보광초등학교에 프로농구 선수 전태풍(31·KCC)이 등장하자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몰려들어 서로 사진을 찍고 말을 걸기 바빴다.

 

이날 전태풍은 아내 미나 씨와 함께 학교를 찾아 1시간가량 농구 시범을 보이고 어린이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이 행사는 보광초등학교가 다문화 가정 어린이 비율이 전교생의 8%(60여 명)나 돼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서 의미가 더 컸다.

 

보광초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로 구성된 '글로벌 농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전태풍은 아버지가 미국인으로 KBL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전주 KCC에 지명돼 올해 KCC의 우승에 한 몫을 보탰다.

 

아내 미나 씨의 어머니도 한국인이다.

 

글로벌 농구팀은 평소 화려한 개인기와 재미있는 한국말 인터뷰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전태풍을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과 만나게 해주려고 KCC 구단에 조심스레 의사를 타진했고, 전태풍이 흔쾌히 수락해 이날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

 

천수길 글로벌 농구팀 감독은 "다른 귀화 혼혈 선수들도 많지만, 아이들이 전태풍 선수를 워낙 좋아해 꼭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일정도 이날 저녁으로 미뤄놓고 어린이들을 만나러 온 전태풍은 "아이들이 너무 좋고 기분도 매우 좋아요. 어릴 때 생각도 많이 나고 다들 너무 귀여워요"라며 아이들보다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전태풍은 아이들에게 "나는 어릴 때 농구를 정말 못했지만 농구를 너무 사랑해서 하루에 2~3시간씩 매일 연습했다"며 "무릎이 터지고 발목이 돌아갈 때가 잦았어도 열심히 노력해서 오늘 여러분 앞에 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다.

 

아이들은 전태풍 주위로 몰려들어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기도 하고 미나 씨에게도 몰려들어 사진을 함께 찍으며 즐거워했다.

 

한 아이가 "왜 그렇게 느리냐"고 생뚱맞은 질문을 던지자 전태풍은 개구쟁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야, 내가 얼마나 빠른데, 너 TV 못 봤어"라고 되물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4학년 한현민 군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전태풍인 데, 오늘 직접 봐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고, 6학년 베이잔 군은 "사인받고 나면 뒤에서 껴안을 거예요"라며 즐거워했다.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비롯한 많은 어린이에게 확실한 어린이날 선물을 안겨준 전태풍은 "미국에 10일 정도 머물 예정"이라며 "기간이 길지 않아 여행 같은 것은 가지 못하지만 잘 쉬고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공항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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