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의 발언이 심상치 않다. 5·6 개각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날 정 장관이 9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 때문이다.
"퇴임 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지방이전 문제를 결론내고 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 "LH 이전을 이달 중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약속"이라면서 "정부안은 잡혀가고 있는 중이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LH 일괄이전을 관철시킨 뒤 떠나겠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가 LH 일괄이전설을 퍼뜨리는 등 언론플레이를 벌여 온 점을 고려하면 결론은 분명하다. 자신이 희생양이 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주제넘고 건방진 발언이다. 그의 발언 몇가지만 보자. 정 장관은 2009년 4월 16일 국회 법사위에서 통합공사법 심사시 이춘석 의원의 질문에 "통합정신에 배치되지 않도록 분산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정부의 통합본사 배치방침은 분산배치"라고 강조했다.
반면 2009년 11월 11일 한나라당 의원간담회에서는"혁신도시 기능군에 따라 통합공사를 한 곳으로 몰고 다른 곳은 다른 지원하는 게 좋은 방안이다. 경남은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말하자면 그때 그때 상대에 따라 말을 바꿔온 것이다.
그리고 그의 발언대로 한다면 이 문제를 심의하게 될 지역발전위원회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국토해양부는 양 지역간에 합의가 안될 경우 지발위에 정부의 안을 낼 수 있을 뿐이다. 아무런 결정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마치 국토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발위는 그에 따르는 거수기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럴 바엔 지발위원들은 모두 사표를 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이다. 결정의 열쇠를 쥔 곳은 청와대이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것은 청와대가 균형발전이나 경제성보다 정치적으로 판단해 왔다는 점이다. 동남권 신공항이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그러하다. 공교롭게 삼성이 10년 후 새만금에 투자하겠다는 발표 시점도 석연치 않다.
정부와 정 장관은 국회앞 궐기대회나 삭발 등 전북도민의 함성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특히 청와대는 LH문제를 다음 선거를 의식해 판단하지 않길 바란다. 정 장관 역시 마지막까지 말바꾸기로 전북도민들을 우롱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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