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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 잃었다"…익산시 기피·격무부서 직원들 한숨

인사 우대 폐지…담당 직원들 허탈·분통

익산시 공무원들이 기피·격무부서 1순위로 손꼽고 있는 A부서에 근무하는 직원 B씨는 종종 사무실 옥상을 찾는다.

 

민원인들과 직접 접촉하는 최일선 대민 업무를 맞고 있는 그는 막무가내식으로 자기의 억지 주장만을 내뱉는 민원인, 화에 못이겨 항의성 욕설 폭력도 마다하지 않는 민원인 등 이런저런 이유를 앞세운 민원인들로 하여금 갖은 수모와 봉변을 당할때 나름대로의 화를 삭이기 위한 스트레스 풀기 노하우(?)에서 옥상을 찾고 있다.

 

민원인들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더라도 공무원이란 신분 때문에 어쩔수 없이 혼자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 했던 가슴앓이 해소 차원에서 그동안 가끔 찾았던 그의 옥상행이 요즘들어 부쩍 잦아졌다.

 

그의 옥상행 발길이 가끔에서 수시로 바뀌게 된 것은 공무원 근무성적평정 등에 관한 익산시의 일부 인사안이 지난달말을 기해 새로 개정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면서 또 하나의 울화통 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제대로 보상받는 공정한 보상체계를 명확히 정립하고자 기피·격무부서 근무 직원들에게는 근무성적 평정시 실적가점을 부과하겠다는 지난 2008년 10월의 '기피·격무부서 인사 우대 방침'이 시행 2년6개월여만인 지난달 29일을 기해 모두 폐지된 것.

 

더구나 지난해 9월3일자 공문 '불친절공무원 인사상 불이익 조치 시행 계획'에서 불친절하다고 3회를 지적받을 경우 교통지도·가로정비·쓰레기 불법투기 단속 등 기피부서로 내쫓겠다는 징계 인사안 발표로 인해 해당부서 근무자들은 졸지에 '문제점 많은 직원'이란 오명을 쓰게 돼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그간의 인센티브마저 전격 철회되자 이들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마다 B씨와 똑같은 심정으로 옥상을 찾아나서 치밀어오는 분통과 울화통을 하늘 허공에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제가 뭣이 부족해 행정지원과나 기획예산과 등에서 근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은 성과에 합당한 평가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보는데..."

 

'때론 남몰래 옥상에 올라가 눈물을 지은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는 B씨는 "누군가는 기피·격무부서에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신념과 각오로 그동안 묵묵히 일만 해 왔는데 이제는 한가닥의 희망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고 크게 낙담해 했다.

 

업무 특성상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태'가 안나고, 조금만 잘못하면 금방 눈에 띄어 혹시 민원이라도 발생하면 당장 위사람의 불호령과 함께 찍히거나 책임이 뒤따를 수 밖에 없어 항상 긴장해야하는 기피·격무부서 근무자로서 이번 인사 조치를 받아들이기에는 그 충격과 허탈감이 너무나 크다는 B씨는 깊은 한숨을 재차 내몰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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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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