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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칙과 믿음을 저버린 이 정권에 분노한다

도민들이 우려했던 결과가 현실로 드러났다. LH문제가 경남 진주 일괄 이전으로 사실상 결론났기 때문이다. 200만 도민들의 분산배치가 한낱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이번 결정은 공정한 기준과 절차도 없이 승자에 의한 정치논리로 끝났다.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 시킨 이후 경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을 저버릴 수 없게 됐다. 정부는 그간 일관되게 분산배치를 관철시킬 것처럼 발표해왔다. 처음부터 양측이 합의가 안되면 분산배치를 하겠다는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의 말만 순진무구하게 믿었던 전북은 결국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도민들은 정부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정부안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고 알맹이가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을 보내고 부족한 세수를 충당해준다는 발표는 '언 발에 오줌 눈 격' 밖에 안된다. 당초 토지공사가 입주하기로 했던 전주 완주 혁신도시에서 LH가 빠지면 전주 완주 혁신도시는 앙꼬없는 찐빵처럼 절름발이 개발이 이뤄져 당초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애초 토지 식품 농업기능군으로 짜여진 전주 완주혁신도시에서 토지 부분이 없어지면 기능군 약화로 혁신도시는 건설할 필요도 없다.

 

▲'LH 이전 정부안'전북도민은 수용 못해

 

도민들은 정부가 원칙과 믿음을 저버린 것에 한없는 분노를 느낀다.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 시킬 때는 사전에 평가항목을 발표하는 등 요식행위를 거쳤지만 이번 결정은 이 같은 절차도 완전히 무시하고 말았다. 이는 처음부터 분산배치안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전북의 요구는 당초 토지공사분만 달라는 것이었다. 이 안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통폐합 당시 정부의 통폐합 뒤 분산 배치라는 약속을 근거로 삼은 것이다. 전북이 요구하는 안은 어찌보면 최소한의 요구 밖에 안되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경남으로 일괄배치한 것은 정부가 균형발전이라는 혁신도시건설의 당초 의도를 깔아 뭉갠 것이다.

 

이번 정부의 결정을 약자의 설움으로만 이해하기에는 명분이 없다. 도민들은 내심 정치적 결정으로 판가름 나는 것을 우려했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과 경쟁하는 것이 불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부가 워낙 공정성을 강조해온 터라 그 믿음을 믿고 따랐던 것이다. 정부가 혁신도시를 왜 건설하는지를 잘 알고 있어 전북은 공정한 잣대로 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었다. 정부는 스스로가 원칙과 절차와 모든 믿음을 저버렸기 때문에 이후에 발생할 모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

 

사실 전북의 죄라면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적게 준 것 밖에 없다. 이것은 원죄가 될 수 없다.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서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아니다. 이런 그릇된 잣대를 갖고 국정운영을 하면 국가적 불행을 맞을 수 있다. 정부는 왜 혁신도시를 건설했는가 그 목적을 떠올려 보면 이번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잘못된 결정이라면 잘못을 인정하고 바꾸는 것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혁신도시건설은 수도권 과밀화를 막고 지역을 고루게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임에는 틀림 없다.

 

정부가 이번 결정을 원칙없이 내려 자칫 지역주의를 더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진주쪽에다 통째로 당근을 안겨 줬기 때문이다. 민심이반으로 4.27 재보선에서 참패한 결과를 만회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란 의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전북을 희생양 삼아 정치적으로 부활을 꾀하겠다는 전략은 결국 지역주의 강화를 통해 다음 선거에서 정치적으로 승리하겠다는 전략 밖에 없다. 정 장관이 오락가락한 대목이 이를 방증한다.

 

▲ 전주완주 혁신도시 건설 가치 없어 반납을

 

정 장관은 이번 일을 망친 장본인이다. 전북 국회의원 앞에서는 분산배치를, 경남 국회의원 앞에서는 일괄배치를 하겠다고 답변하는 이중플레이를 거침없이 쏟아내 혼란과 갈등만 키웠다. 정권 하수인으로서 그의 역할은 있었을 지언정 장관으로서 역할은 없었다. 오만과 독선으로 흐르는 정권은 국민적 저항을 불러 올 수밖에 없다. 앞에서는 공정을 외치고 뒤에서는 원칙과 믿음을 헌신짝 버리듯이 팽개친다면 그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나 다를 바 없다. 정부를 믿고 따르는 국민 앞에서 정부가 이럴 수는 없다.

 

전북 도민들은 정부의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나설 것이다. 쭉정이로 전락할 전주 완주 혁신도시는 더이상 건설할 가치를 잃어 반납해야 한다. 도지사와 국회의원, 도의원 등 선출직들은 더 이상 정부를 믿고 따를 수가 없게 됐기 때문에 일괄 사퇴하고 LH분산배치가 이뤄질 때까지 총력 투쟁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200만 도민들의 분노와 함성이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을 기해 도민들은 목놓아 대성 통곡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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