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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H 무산, 언제까지 정부탓만 할 텐가

토지주택공사(LH) 분산 이전에 실패한 전북도가 매우 곤경한 입장에 처해 있다. 결기를 누구러뜨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하세월 항의와 공분 속에 묻혀 지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언제까지 정부 탓만 하며 울고 있을 수도 없다.

 

그제 열린 LH본사유치추진비상대책위 회의에서는 사즉생의 각오로 기존의 강경기조를 유지하자는 데에 의견이 모아진 모양이다. 그래서 200만 전북도민들의 짓밟힌 자존심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당초 계획대로 LH 분산배치 입장을 고수하기로 방향을 잡고 정부안인 경남 일괄이전을 계속해서 거부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의 격앙된 감정은 충분히 이해된다. 강경하게 대응해 자존심도 회복하고 분산배치도 성사시키면 오죽이나 좋을까. 하지만 LH 유치 게임은 이미 끝났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버스 떠난 뒤 발만 동동 굴러봤자 소용이 없다.

 

이미 결정된 정책을 인정치 않고 분산배치만을 고집하고 불복종 운동에 매달리는 건 비생산적, 비효율적이다. 더구나 혁신도시 반납, 세수보전 대책 거부 등 강경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렇게 해서 어쩌겠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어린아이 같은 발상이다.

 

LH 분산배치 무산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건 도민들이 다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이 '네 탓'에만 매달린다면 자신들에게 돌아올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이른바 면피용 강공책이란 비판을 들을 것이다. 내년 선거를 겨냥한 액션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도민들을 기만하는 것이 된다.

 

강경기조에 함몰린 나머지 도지사 직(職)이나 국회의원 직 하나 던진 사람도 없으면서 남의 돈으로 도민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것도 볼썽사납다. 이젠 내부 역량에 반성할 점은 없는지 성찰해야 할 때다. 이른바 '내 탓'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두번 다시 치욕을 겪지 않는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는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제기 등 이성적으로 냉철히 대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세수보전대책의 영구화 문제, 정부 투자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추가 유치, 예산 및 대규모 사업유치 등에 머리를 굴려야 할 때다.

 

강경책은 대개 책임도 없는 사람들이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휩쓸려 감정으로 대응해서는 얻을 것도 얻지 못한다. 논리적· 이성적으로 차분히 대응하면서 실리를 극대화하는 자세야말로 성숙된 태도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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